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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타인의 눈길'로부터의 해방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난 혼자서 밥 먹는 것, 혼자서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들은 다들 의아해하기도 하고 용기있다고도 하지만 사실 용기가 있어서도 아니고, 대인 관계가 좋지않아서도 아니다. 혼자서 할 때 더 편하고, 혼자서 즐길 때 더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혼자 밥을 먹으면 책을 읽으면서 밥을 먹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과 메뉴때문에 미묘한 신경전을 벌일 필요도 없다. 혼자서 영화를 보면 옆사람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고, 내가 고른 영화를 혹여나 옆사람이 재미없어하지는 않을까하며 괜한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혼자서 즐기면, 오로지 나만 좋으면 그만이다. 그래서 혼자서 즐기는 생활이 편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나를 모르는 타인'의 눈길에는 많이 신경쓰지 않는다. 잠재적으로 두려운 건 나 혼자 밥.. 더보기
해변의 카프카 가수나 작가나 영화감독들은 어느정도의 성공을 거두고 정상의 위치에 서게되면 이제는 전과는 다른 뭔가 기념비적이고 형이상학적이고 예술적인....... 여튼 뭔가 '난 니네들하고 차원이 다른 천재'임을 알려야하는 압박감에 시달리곤 하는 것 같다. 그러다보면 대중들의 정서에서 멀어지기 쉽다. 서태지가 그랬고 박찬욱이 그랬다. 물론 예술적 완성도가 높아질 수도 있고 평단의 높은 평가를 얻을 수도 있다. 그전의 쌓아온 작품들의 인지도로 인해 막연한 추종자들도 있을 것이다. 또 진정 발전하고 달라진 작품세계를 원하는 마니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 대중들과는 멀어질수도 있다. 해변의 카프카가 그랬다. 문체 자체는 별로 어렵지 않지만 뭔가 기념비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어하는 작가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어렵지 .. 더보기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2- 큰 가슴과 상호주관성(inter-subjectivity) 주위사람들에게 내 이상형을 물어본다면 대부분 "가슴 크고, 센스 있는 여자를 좋아해."라고 말해줄 것이다. 농담처럼 얘기했지만 진담이 섞이지 않은 건 아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엄마와 떨어져 살기 시작해서 벌써 14년의 세월을 혼자 살고 있다. 물론 누나와 함께 지내긴 했지만 일주일에 한두번 얼굴을 볼까 말까한 공사다망한 삶을 영위하던 남매였기에 '동거'는 주거지가 같음을 의미할 뿐 서로에게 '소통과 위안'의 가족이 되어주진 못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모든 것은 혼자 결정하고, 혼자 선택하고, 혼자 걸어갔다. 누군가와 상의를 나눌 수도 없었고, 누군가의 위로를 받아본 적도 없었다. 외로움, 고립감 그리고 소통 부재의 불안. 결국 인간이 가장 완벽한 소통을 경험하는 '어머니의 가슴'으로, 자신을 가장 완벽하게.. 더보기
빵가게 재습격 어쨌든 그의 유머감각에는 두손두발 다 들었다. 여러 단편 중에강추... 이단편집의 대표 제목은 빵가게 재습격이 아니라 패밀리 어페어로 했어야 했다. 단연 눈에 띄는 작품이거든. 뭐 단순히 내용이 아니라 타이틀만 보자면 빵가게 재습격이 끌리기 하지만... 컴퓨터 엔지니어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얼굴을 했다. "농담하는 거예요.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이거든요." 하고 여동생이 질렸다는 듯이 말했다. "농담이야. 가사를 분담하고 있거든. 동생은 빨래를 하고, 나는 농담을 하고." -패밀리 어페어 中- 빵가게 재습격 국내도서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Haruki Murakami) / 권남희역 출판 : 도서출판창해 2004.10.15상세보기 더보기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소설은 정말 재밌다. 말 그대로 재밌다. 책에서 손을 떼기 힘들다. 교차로에서 빨간 등이 들어온 짧은 틈을 타 스트링휠에 책을 올려놓고 읽기도하고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볼 때도 책을 놓지 못한다. 버스 맨 뒷자리 오른쪽 구석에 앉아 차창을 열고 읽으면 더 좋다. 가끔 내 목적지에 다다라서 읽던 책을 덮어야하는게 싫어질 정도로 말이다. 그는 분명 사람의 내면을 우회적이면서도, 반면 깊게 파고드는 화법을 가지고 있다. 그의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다소 비일반적이다. 그리고 비일반적인 대화를 한다. 그들의 비일반적이고 비일상적이고 비정상적인 대화가 좋다. 왠지 모르게 그런 비정상적인 대화들이 지적으로 느껴져서 좋다. 그는 데레크 하트필드라는 작가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사실 난 .. 더보기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하얀 침대시트에서는 누구나 잘할 수 있다- 심리학과 관련된 책은 늘 흥미롭다. 내가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따박따박 정리해서 책으로 엮어놓으니, 챕터 하나하나 곰곰히 곱씹어보게 되고, 그래서 독서 진도는 늘 더디다. 보바리의 남자, 오셀로의 여자가 그러했던 것 처럼... 그래서 한번에 다 읽지 않고, 다른 책을 읽는 도중에 한 챕터씩 한 챕터씩 읽어나가려고 한다. 빨리 읽어버리면 그 수많은 공감대들이 순식간에 물밀처럼 밀려 왔다가 또 그렇게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 같아서다. 하얀 침대시트에서는 누구나 잘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죽을 때까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죽는 사람이 태반이다. 막연하게 좋은 것은 정말 좋은 것이 아니다. 좋은 것은 항상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하얀 시트 위에서는 누구나 잘.. 더보기
어둠의 저편 책을 한권 뗀다는 게 이토록 어려운 일이 되었던가? 만날 술만 먹고, 책을 멀리하다니.... 내 삶은 점점 현상에만 집중되고, 본질에서 멀어지고 있는 건 아닌가? 젠장... "밤의 거미 원숭이, 태옆 감는 새,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해변의 카프카, 상실의 시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3의 핀볼, 중국행 슬로보트, 빵집 재습격,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렉싱턴의 유령" 그리고 어둠의 저편까지... 어쨌든 무라카미하루키의 소설을 읽다보면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물론, 뜬 구름 잡는 얘기이고 정답도 없는 이야기를 풀고 또 풀어서 독자가 지긋지긋해할 때까지 되풀이하는 경향이 있다. 묘사의 정점을 보여주는 그의 소설... 이 소설도 마찬가지이다. 각 시간대별로 인물들의 행동을 묘사하는데.. 더보기
뤽스 극장의 연인 진도가 하도 안나가서, 잠깐 한권털기용으로 학급문고에 꽂혀있던을 읽었다. 어떤 책을 시작했다가 진도가 나가지 못하고 지지부진해지면 그 책도 끝내지 못하고 다른 책도 읽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그 지지부진한 상황을 모면해보고자 페이지가 적은 책을 읽어주기도 한다. 그럼 한두시간에 한권털기에 성공하고 다시 책을 읽을 힘이 나기 때문이다. 청소년 도서임에도 유치하지 않고, 쉽게 읽히고 프랑스 소설이라 그런지 영화나 음악이 대화의 주를 이루는 예술적인 면도 드러나고, 나름 반전이라면 반전도 있다. 물론 어느정도 센스가 있는 사람이라면 예상할 수도 있는 반전이지만. 아 이제 다시를 재개해야겠다. 뤽스 극장의 연인 국내도서 저자 : 자닌테송 / 조현실역 출판 : 비룡소 2003.01.20상세보기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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