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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상실의 시대- 똑같은 활자와 달라진 나 책을 다 읽고나서 그 느낌을 정리하려는 일은 쉽지 않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수많은 감정들과 감흥들이 무중력상태의 물건들처럼 이리저리 떠나다기만 하고 쉽사리 잡을수도 모을수도 정리할수도 없게되어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서평을 읽거나, 책 뒤에 쓰인 유명 작가들의 작품 해설을 읽다보면 그 작품에 대한 느낌이 한번에 정리 된다. 아~이런 작품이었구나. 작가의 의도는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식으로 깔끔하게 정리가 된다. 하지만 그 순간 그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무중력상태를 떠돌아다니던 수많은 감정들과 감흥들은 갑자기 무중력장치가 해제되어버린 우주선에서처럼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져버리고만다. 그것이 너무 허무해서 읽지 않았다. 책의 두께만큼이나 상당한 분량을 할당한작품 해설을... 휴대전화 광고에서.. 더보기
공지영 - 도가니 역시 그녀는 소설보단 산문이다. 처음부터 매끄럽지 못한 전개와 불필요한 미사어구, 소설적(?)이어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나온 듯한 문장들로 조금 불편하게 읽혔다. 인물들의 감정을 나타내는 방법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연극에서의 독백을 듣는 듯 어색하고 과장되어있었다. 물론 내용이 어렵지 않고 사건자체가 흥미롭다보니 술술 읽히긴 했다. 학교 교장과 행정실장에 의한 장애학생 성폭 행 사건... 그 사건 속에 얽혀있는 지역사회의 유착과 종교의 맹목성과 정의의 실종이라는 또다른 주제들... 나름 주제는 원대하였으나 작가의 역량은 미치지 못한 것 같았다. 차라리같은 연애소설이 더 공지영과는 어울리는지도 모르겠다. 거기에 보수꼴통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이고 적대적으로 쓴 문장들을 보면서 프로답지 못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더보기
펠리컨 브리프 92년 초판의 너덜너덜한 펠리컨 브리프 읽기.... 요즘 학교 옮겼다는 핑계로 독서를 게을리했다. 아이들에겐 늘 독서를 강조하면서.... 교사가 모범을 보여야겠단 생각에 틈 날 때마다 책을 읽고 있다.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다. 관심이 없을 뿐.... 박경철씨가 했던 말이던가? 여튼 100% 공감이 가는 말. 아무리 감각적인 유희를 찾아 헤매도, 독서만한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유희는 없다는 걸 머릿 속에선 인지하면서도 늘 실천에 옮기질 못한다. 그 유명한 존 그리샴의 소설은 처음읽어보는 것 같다. 서사에 초점을 맞춘 글보다는 서정에 초점을 맞춘 소설을 좋아하다보니 이제껏 읽어온 책들은 온통 일본 소설이나 우리나라 여류작가의 책들 뿐이었다. 여튼 내 스타일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법정소설임에도(물론 법정.. 더보기
냉정과 열정 사이 따뜻하고 섬세하고 외로운 여성적인 문체가 맘에 든다. 이제 츠지 히토나리 작품을 사야겠다. 냉정과 열정사이 세트 국내도서 저자 : 에쿠니 가오리(Kaori EKUNI),츠지 히토나리(Hitonari Tsuji) / 김난주,양억관역 출판 : 소담 2002.12.04상세보기 돌아갈 장소. 사람은 대체 언제, 어떤 식으로 그런 장소를 발견하는 것일까. 잠 못드는 밤, 나는 사람을 그리워함과 애정을 혼동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매사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냉정과 열정사이/에쿠니 가오리/김난주/소담출판사 더보기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고 따뜻한 침대에서 편안한 잠을 잘 수도 있고, 현장에서는 그런 것을 행복이라고 해"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 中- 과학실험을 했다. 3개의 수조에 각각 따뜻한 물, 미지근한 물, 차가운 물을 담는다. 양 손을 각각 따뜻한 물과 찬 물에 잠시 담근 후, 동시에 미지근한 물에 넣는다.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 국내도서 저자 : 모리 에토(Eto Mori) / 김난주역 출판 : 시공사(단행본) 2007.01.29상세보기 따뜻한 물에 담그었던 손은 미지근한 물에 들어가자 차갑게 느껴지고, 차가운 물에 담그었던 손은 따뜻하게 느껴졌다.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다. 어떤이에겐 따뜻한 물을 우리는 늘 차다고 느끼면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더보기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공지영 산문집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공지영/오픈하우스 그녀의 화법을 좋아하진 않지만, 분명 공지영이라는 사람은 소설보다는 산문에 강점이 있는 듯 하다. 인생의 풍파를 많이 겪은 탓인지도 모르겠다. 3번의 이혼, 성이 다른 3남매, 그리고 작가로서 받아야했을 도덕적 비난들... 그래서인지 그녀의 산문에 나타나는 삶의 고민들은 좀 더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국내도서 저자 : 공지영 출판 : 오픈하우스 2008.03.21상세보기 삶은 등산과 같고 친구는 그 등산길의 동료와 같다고 말이야. 등산로 입구에서 그렇게 많았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들 가버렸는지 올라갈수록 인적은 드물어지고 그리고 외로워진다는 것을 말이야. 설사 누군가를 만나 함께 걸을 수는 있지만.. 더보기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 박찬일의 이탈리아 맛보기 레시피일거라 생각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한국 요리사의 좌충우돌 이탈리아 적응기에 가까웠던 책. 저자 박찬일은 문창과 전공에 잡기기자 출신이라 그런지 필력에서 느껴지는 내공이 만만치 않다. 시골 조그마한 레스토랑에서 일하게 된 한국인 요리사의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아주 맛깔나게 써내려갔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들은 주로 그의 스승이자 식당의 주인인 "쥬제뻬"의 요리에 대한 철학이었다. 요리사란 요리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한그릇의 요리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통제하고 감시하는 관찰자여야 한다고, 쥬제뻬는 믿었다. 나는 그의 생각에 동의했다. -본문 中- 이 책을 읽기 전, 요리사는 단순하게 '맛'을 창조해내는 직업이라고 생각했었다. 쥬제뻬의 철학은 간단하다. '자연'을 식탁 위로 옮기는 '바른 방법'을 .. 더보기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사실 동명의 일본 영화를 약 10분 정도 보다가 너무 재미없어서 이 책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이 있었다. 그래서 별로 읽고 싶지 않았지만 친한 동생이 강추하는 바람에(허나 정작 아직 그 동생은 이 책을 완독하지 못했다) 옥션 오늘의 특가에 뜨는 순간 지르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데 거의 두달이 걸린 듯 하다. 처음엔 너무 재밌어서 아껴 읽고 싶었고, 나중에 일이 너무 바빠져서 그리고 동사무소의 분위기가 너무 어수선에서 쉽게 책에 손이 가지 않았다. 오늘에서야 다 읽고 이 책을 두달에 걸쳐 읽게 된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좋은 책을 단 며칠만에 다 읽어버렸다면 아마 잊혀지는데도 길지 않은 시간이 걸렸으리라. 이 책은 우리생활과 가장 밀접하지만 어쩌면 가장 막연하고도 추상적이라고 생각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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