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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2- 큰 가슴과 상호주관성(inter-subjectivity)

주위사람들에게 내 이상형을 물어본다면 대부분
"가슴 크고, 센스 있는 여자를 좋아해."라고 말해줄 것이다.
농담처럼 얘기했지만 진담이 섞이지 않은 건 아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엄마와 떨어져 살기 시작해서 벌써 14년의 세월을 혼자 살고 있다.
물론 누나와 함께 지내긴 했지만 일주일에 한두번 얼굴을 볼까 말까한 공사다망한 삶을 영위하던 남매였기에
'동거'는 주거지가 같음을 의미할 뿐 서로에게 '소통과 위안'의 가족이 되어주진 못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모든 것은 혼자 결정하고, 혼자 선택하고, 혼자 걸어갔다.
누군가와 상의를 나눌 수도 없었고, 누군가의 위로를 받아본 적도 없었다.
외로움, 고립감 그리고 소통 부재의 불안.
결국 인간이 가장 완벽한 소통을 경험하는 '어머니의 가슴'으로,
자신을 가장 완벽하게 이해해주는 또 다른 사람이 세상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어머니의 가슴'으로
돌아가고 싶어진 것이다.

자신이 현재 느끼는 감정을 똑같이 느끼는 또 다른 존재가 세상에 있다는 사실로부터 인간의 의사소통 행위는
시작된다. 이를 철학적 개념으로 '상호주관성'이라고 한다. -본문 60쪽-
가장 완벽했던 정서의 소통 경험을 잠재적으로 품고 있는 남성들은
현재의 불안하고 무미건조한 삶에서 '큰 가슴으로 퇴행'을 꿈꾸는 것이다.
아 ㅅㅂ 그냥 가슴이 커서..........
그냥 막~! 그러니깐 막 뭔가가 꿈틀대고 숨이 턱! 하고 막혀서 좋은 거지 무슨 핑계가 많냐고 하겠지만
그래도 큰 가슴을 선호하는데엔 상호주관성이 완전히 배제되었다곤 할 수 없다.
물론 큰 가슴은 정서 뿐만 아니라 시각 및 촉각 등 감각적으로도 좋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국내도서
저자 : 김정운
출판 : 21세기북스(북이십일) 201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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