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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 박찬일의 이탈리아 맛보기

레시피일거라 생각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한국 요리사의 좌충우돌 이탈리아 적응기에 가까웠던 책.
저자 박찬일은 문창과 전공에 잡기기자 출신이라 그런지 필력에서 느껴지는 내공이 만만치 않다.
시골 조그마한 레스토랑에서 일하게 된 한국인 요리사의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아주 맛깔나게 써내려갔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들은 주로 그의 스승이자 식당의 주인인 "쥬제뻬"의 요리에 대한 철학이었다.

 

요리사란 요리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한그릇의 요리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통제하고 감시하는 관찰자여야 한다고, 쥬제뻬는 믿었다.

나는 그의 생각에 동의했다. -본문 中-
이 책을 읽기 전,
요리사는 단순하게 '맛'을 창조해내는 직업이라고 생각했었다.
쥬제뻬의 철학은 간단하다.
'자연'을 식탁 위로 옮기는 '바른 방법'을 강조하고 싶었던 거다.
쥬제뻬는,
현란한 요리법보다는 재료의 근본에 더 충실했다.
바른 먹을거리를 손님들에게 대접하고 싶어했다.
어디에서 생산되고, 어떻게 재배되는지 직접 확인한 재료들만이 그의 조리대에 올라갈 수 있었다.
올리브유도 믿을 만한 사람이 첫물로 짠 걸 골라 썼고, 고기도 아는 목축업자가 기른 걸 골랐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마어마한 식사값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유명한 레스토랑 주방장들은 그들이 요리하고 있는 재료가
어디에서 길러졌고, 어떤 경로를 통해 그들의 조리대에 올라왔는지 알긴할까? 아니, 관심이나 있을까?
<정말 오랜만에 책 한권을 뗐다. 학교생활에 쫓겨 정신없이 살다보니 책장 넘길 시간이 없더라. 하지만
누군가 내게 해줬던 말을 기억하며 틈틈히 책을 읽으려 노력한다.
"시간이 나서 책을 읽는 게 아니란다. 시간을 내서 책을 읽는 거지.">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국내도서
저자 : 박찬일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09.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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