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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일기

환경이 정서를 지배할 수도 있다 아침 잠이 없는 녀석은 내 품에서 고개를 수없이 내젓더니 이마에 땀이 흠뻑 젖고서야 잠이 들었다. 아가 엄마도 쪽잠을 자고 있다. 밤 사이 내린 봄비 덕에 아침 바깥 풍경이 싱그럽다. 늦잠을 잘 수 있는 일요일 아침에 일찍 깬 나는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도 좀 읽고 분무기로 뿌려놓은 듯한 바깥풍경을 보고 나니 외려 일찍 깨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늘 시골에서의 삶이 그리워서인지 요즘은 화초 키우기에 빠져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화분도 좀 들여놓고, 물배추 번식에도 열을 올리고, 바질과 강낭콩 싹이 커가는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한다. 아파트에서의 삶을 조금이나마 보상받고 싶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분명 아파트가 주는 편리함을 누리고 살긴하지만, 언젠가는 꼭 마루와 마당이.. 더보기
봄비가 온다. 봄비가 온다. 비가 오고나면 부쩍 논두렁의 풀들이 자라 있을테고, 가로수 은행나무 잎들이 눈에 띄게 무성해지겠지. 누나가 이사가고서 누나방을 옷방으로 사용하려고 누나방에 있던 싱글침대를 밖으로 꺼냈다. 생각보다 너무 무겁다. 혼자서 나르기엔 벅차고 누굴 부르자니 마땅히 부를 사람도 없다. 베란다를 깨끗이 치우고 싱글침대를 놓았다. 누우니 하늘이 보인다. 오늘처럼 비가오는 날에는 비내리는 모습도 보일 거고, 샷시를 열면 바람을 맞으면서 잘 수도 있다. 아침이면 자명종보다 훨씬 유쾌한 방법인 햇빛으로 날 깨울 수도 있을거다. 10년이 넘은 컴퓨터 책상도 버렸다. 좁기도 하고 더워지기도 했고 한개의 다리에 받침대가 빠져버려서 균형이 맞지않아 못쓰는 책을 괴어 사용하던 책상이다. 큰 테이블을 샀다. 1800mm.. 더보기
아가는 잠이 들었다 아가는 잠이 들었다. 유난히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는 녀석이다. 젖을 물 때도, 잠이 들어야할 때도 두리번 거리느라 집중을 하지 못한다. 구경하는 것을 방해하고자 눈이라도 가리면 울고 불고 떼를 쓴다. 안쓰럽기도 하지만 잠이 들지못하면 더 힘들거란 걸 알기에 눈을 가리고 잠을 재운다. 그렇게 아빠랑 한바탕하고 나서야 잠이 들었다. 단잠이 든 아가 옆에서 혹여라도 선잠을 자며 눈을 뜰까 노파심에 자리를 뜨지 못한다. 다리라도 한번 들썩하거나 고개라도 한번 저을 때면 잠이 깰까 가슴이 덜컹한다. 요즘은 가장 무서운 게 우리 아가가 자다가 눈을 번쩍 뜨는 것이다. 아가는 다시 잠이 들었다. 십분을 채 넘기지 못하고 낑낑대며 일어나 눈을 부릅뜨고 가짜 울음을 울어댔다. '쉬~~~~~'하는 소리와 함께 가슴을 토닥.. 더보기
매순간 감동하라 - 2010년 04월 06일 해질 무렵, 삭막하고 메마른 도시 풍경들 사이로 보이는 하늘. 파란 하늘이 점점 그 명도와 색상을 잃어가는 과정은 묘한 감동을 준다. 진북초등학교 운동장, 좀 이르다 싶은 서치라이트와 야구부 아이들의 모습. 웬지 일본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접했던 장면같아서, 이국적인 느낌에 한참 눈길을 빼앗긴다. 차 안에선 제이슨 므라즈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동국 아파트 앞 벚나무들 가운데 유독 가로등 밑 벚나무 하나가 충실히 꽃을 피웠다. 가로등 불빛 때문에 다른 나무들 보다 좀 이르게 개화를 했을 거다. 벚나무 가지가 바람에 살짝씩 흔들리고, 순간 '초속 5센티미터'의 벚꽃 흩날리는 장면과 OST가 오버랩되면서 그동안 굳어져 사용불능인줄 알았던 내 마음 한구석의기능이 되살아났다. 흔들리는 벚나무 가지에도 감동^^ 더보기
경쟁 인생은 경쟁과 시험, 신분상승을 위한 치열한 몸부림의 연속이다. 흔히들 경쟁을 하지 않으면 나태해지고 게을러지고 도태된다고들 한다. 학교를 다니면서 끊임없이 시험을 보고 옆에 앉은 친구를 경쟁상대로 삼는다. 심지어 유치원을 다니면서도 옆집 아이보다 빨리 한글과 영어를 깨쳐야한다. 경쟁을 해서 이기고, 시험을 봐서 통과를 해야 사람들은 행복한 삶을 쟁취할 수 있는 것 처럼 얘기한다. 대학에 가서도 취업공부를 해야하고, 취업을 하고서도 승진을 위해 공부를 하고 경쟁을 해야한다. 나이를 먹어서도 도태되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경쟁하고 이겨내야한다. 과연 왜? 언제까지... 살아남으려고... 그래 살아남으려고... 나만 살아남으려고... 공생의 길 따위는 없다. 도대체 언제까지 경쟁하고 시험을 봐가면서 살아야하는가.. 더보기
시간의 연속과 순간 시간은 늘 연속선상에 놓여져 있는데 우리는 우리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일정한 패턴 속에 그것을 묶어두려한다. 초, 분, 시간, 하루, 일주일, 한달, 분기, 일년......... 실재하지 않는 시간의 개념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우리는 그 허구의 시간 속에서 쫓기면서 살아간다. 주말이라서 좋다. 우리가 일주일이란 개념을 만들어 묶어놨기 때문이다. 월요일이라서 힘들고, 월급날이 되어서 좋다. 그냥 태어난지 일정한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365일이라는 단위로 묶인 일년이 지나면 우리는 생일축하 케익을 자른다. 2009년 3월 20일 금요일 오전 10시 57분 .... 사실 지금 이 순간은 그냥 흘러가는 시간의 연속선상의 한 찰나일 뿐이다. 다시 오지도 않고 다시 기념할 수도 없는 찰나였을 뿐이다. Carped.. 더보기
지붕킥 마지막회 해리가 울 때, 나도 펑펑 울어버렸어. 이젠 연기의 신, 해리의 연기를 볼 수 없다니... ㅜㅠ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 엔딩에 대한 논란이 많긴 하지만, 어쨌든 지붕킥의 맹목적 팬으로서 연출자가 고집하고자 했던 엔딩씬을 지지한다. 그동안 김병욱 피디가 연출했던 모든 시트콤에서도 그랬듯, 어쩌면 새드엔딩이 그가 추구하는 나름의 작가주의적 연출일 수도 있으니까... 더보기
다시 시작... 복직후 정신없이 달려온 3주... 정시퇴근은 생각도 못한 채, 주구장창 업무와 새로운 환경에 시달리다가 이제서야 겨우 궤도에 오른 듯하다. 그동안 블로그에 글도 올리지 못하고, 책 한권도 읽지 못했다. 지붕킥과 추노를 건너 뛰기도 하고, 영화관에도 한번 가질 못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휴식... 달콤한 주말... 싱크대에 쌓여있는 설거지감들을 말끔히 해치우고, 방청소도 하고, 침대에 편안하게 누워 그동안 못봤던 드라마들을 다운받아 보았다. 역시 세리나는 볼매... 내일은 영화를 보러가야겠다. 혼자 영화를 보러가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애인이 있을 때 여유롭게 혼자 영화를 보러 가는 때와는 달리 애인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혼자 영화를 보러가는 것은 가끔 처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도 너무 정신없이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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