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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일기 28

새학기, 힘겨웠던 일주일, 그리고 클로즈드 노트

첫수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서로 얼굴도 익히지 못한 선생님들이 쉰명이나 모인 교무실에서 무선마이크를 통해 교무회의를 한다. 교실에 들어선다. 수북한 먼지, 오래된 나무바닥에서 나는 퀘퀘한 냄새, 반백년은 되어보이는 낡은 창문과 잘 여닫히지도 않는 미닫이문, 그리고 언발란스하게 놓여있는 42인치 평면티비... 아이들은 이미 그 학교에 기득권을 가지고 있다는 듯, 여유로운 자세로 새담임을 맞이한다. 첫수업은 늘 그렇듯 자기소개시간이다. 자기소개서를 나눠주자, 아이들은 못마땅한 듯 받아들고 성의없이 빈칸을 채워간다. 자발적으로 발표할 아이를 찾아봤지만, 역시나 없다. 지목하여 시켜도 시큰둥하다. 이미 자신이 다 커버렸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한 여자아이는 흘겨보는 눈을 하고는 발표를 하려하지 않는다. 이미 병아리가..

싸이월드 일기 2017.03.08

3월 첫주 독서 리스트 - 1Q84, 고우영 삼국지

1Q84 일큐팔사를 읽다가 전자타자기가 나와서 검색해봤다. 요즘 날이갈수록 발전해가는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을 생각하면서 세상 참 편해졌단 생각을 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더 편해지고 행복해지지않을까... 테이프 듣던 시절보다 실시간 스트리밍되는 음악이 왜 더 감동스럽지 않을까.... 누굴위한 발전인가. 라고......... 스마트폰으로 지껄이고 있다. 1Q84 전3권 패키지 세트 국내도서 저자 : 출판 : 문학동네 2009.08.25상세보기 2012년 3월 5일의 일상 고우영 삼국지 삼국지를 읽지 않은 사람과는 상대하지 말라라는 말도 있지만, 나이 50이 넘으면 삼국지를 읽지 말라는 말도 있다. 인간의 모든 행동의 초점이 결국 성공과 패권, 지배에만 모아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고우영 삼국지 세트 국내도..

싸이월드 일기 2017.03.05

공무원 연금에 대한 단상

2012.02.13 12:07 (업로드 2012.02.13 12:07)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제일 많이 듣는 얘기 중에 하나가 철밥통과 연금 수혜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부정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 두가지 혜택때문에 어디에 곰팡이 피도록 노력한 것도 사실이다. 어제 갑자기 연금 이야기를 하는 통에 국민연금과 공무원 연금의 단순 비교는 곤란하다라고 말해놓고 보니 마땅한 근거가 없더라구. 그래서 근거 몇 개만 나열해보려고 한다. 공무원 연금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들끓자 몇해전에 공무원연금법을 개혁(물론 개혁이라고 생각치 않는 사람들도 다수 있을 듯....)하여 연금액을 최대 25%까지 줄이고 납부해야할 기여금도 27%로 늘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연금과 비교했을 때 분명 더 좋은 조건의 연금임에는 틀림없..

싸이월드 일기 2017.02.12

사상 최악의 국대경기 중국전 0-3 참패 (2010.02)

이런 쓰레기 같은 경기를 중계해주려고 지붕킥을 결방했단 말인가... 축구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오래전부터 조중연을 위시로 한 축협의 지연, 학연이 얽힌 구태는 유명했고 이번 국대는 그 최고봉에 있는 것 같다. 박지성이 왜 아직도 우리나라엔 외국인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는지 공감이 간다. 역대 월드컵 최고의 성적이 왜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나올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간다. 이 빌어먹을 놈의 허정무는... 선수기용을 왜 이렇게 하는거야? [ K리그에서 지극히 평범했는데 중용되고있는 선수들 ] 조용형-강민수 ->K리그 최다실점2위팀인 제주 센터백듀오 ( 리그에서도 지극히평범했던선수들 ) 오범석 ->울산에서 올시즌 평범한모습 ( 아빠가 축협에서 힘좀씀 ) 오장은 ->울산에서 올시즌 그냥 준수한정도 염기훈 -..

싸이월드 일기 2017.02.10

워낭소리

"우리를 키우기 위해 헌신했던 이 땅의 모든 소와 아버지들에게 이 작품을 바칩니다." 엔딩크레딧 때 올라온 문구였다. 나도 내 유년시절을 함께 보낸 이름도 없던 소가 있었고, 날 위해 헌신했던 아버지가 있었다. 그리고 소에게 늘 주인 잘못만나 너나 나나 고생이란 말을 하시던 어머니가 있었다. 내 삶이 투영되어 더 슬프고 아름답고 불편했던 영화였다. 슬프고 아름답고 불편한 영화... 그말이 맞네요... 되뇌일수록 가슴이 뜨거워진다는건 그 만큼 가깝게 와 닿았다는 거니깐... 참 잘 만들었어요. 저는 이걸보려고 익산까지 다녀왔는데..이렇게 빨리 전주에서 개봉할줄이야... ㅡㅡ; 2009/02/10 23:15 댓글쓰기 삭제 카르페디엠 나두 익산에서만 하는 줄 알고, 형 이사하는 날 가서 보려구 했는데 니가 전..

싸이월드 일기 2017.02.09

데페이즈망

말년의 연가. 아침에 원없이 자고 눈이 떠지고서도 침대에 누워 뒹굴거렸다. 정오가 넘어서 운동도 하고 샤워도 할겸 헬쓰장으로 향한다. 케이블 티비에서 예전에 봤던 영화들을 보며 런닝머신 위를 달린다. 땀도 적당히 흘리고 기분도 상쾌해진다. 그동안 뜸했던 독립영화관으로 향한다. 장애인을 소재로한 독립영화를 보다가 속이 안좋아져 밖으로 나오고만다. 시종일관 불편한 영화 탓인지, 무엇을 잘못 먹은 탓인지 속이 울렁거려 밖의 찬바람을 쐬며 좀 걸었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속이 좀 진정이 될 것 같아 커피숍을 찾다 얼마전에 생긴 연습실 앞 커피숍으로 들어선다. 커피숍 이름 "데페이즈망" 처음 접하는 단어지만 왠지 그럴싸하다. 아주 작은 공간. 너댓개의 테이블과 열개남짓한 의자들. 작업을 하다가 아무렇게나 흐트러놓..

싸이월드 일기 2017.01.20

추노 - 조자룡이 생각나던 장면

2010.01.15 12:49 (업로드 2010.01.15 12:49) 오지호가 포대기에 아기를 업고 적들과 싸우는 장면을 보니, 삼국지에서 유비의 아들 아두를 구하기 위해 갑옷에 아이를 품고 싸웠던 조자룡이 떠오르더라. 이것이 조자룡에 대한 오마주였는지, 패러디였는지, 단순 카피였는지 모르겠지만 충분히 훌륭하게 표현해주었다. 하지만, 조자룡이 아두를 구한 방법은 사실 다른 방법이었다는............ㅋㅋ

싸이월드 일기 2017.01.16

잠드는 것에 대한 두려움

고등학교 때, 한창 철학적인 고민과 관념적인 사고에만 얽매여있던 때가 있었다. 그 땐, 잠이 드는 것이 두려웠다. 잠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아니 잠이라기 보다 영면에대한 두려움이라고 해야 정확할지도 모른다. 잠이라는 건 '내가 지금부터 잠들어야지'라고 생각한다고 잠들 수 있는 게 아니다. 먼저 불을 끄고 베개를 베고, 이불을 덮고 누워서 잠들려고 준비를 한다. 그러고 있으면 이런저런 잡생각들과 하루의 일과들이 무작위로 머릿속을 스쳐간다. 그런 생각들이 저 멀리로 희미하게 멀어질 때 쯤 잠이 슬며서 들기 시작한다. 그렇게 잠이 들만 할 때쯤 자세가 불편해온다. 편한 자세를 취하기위해 오른쪽으로 누웠다 왼쪽으로 누웠다를 몇번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 드는 것이다. 그..

싸이월드 일기 2016.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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