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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m

사랑할때 버려야할 아까운 것들 남자는 지나온 시간들을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지난온 여자들을 한번씩 돌아본다. 그리고 후회하고, 반성하고, 진심으로 미안해한다. 하지만 변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다시 상처주고 훗날 또 후회하고, 반성하고, 진심으로 미안해하겠지... 남자에게 연애에 있어서 최선이란 말은 당최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여자들은 최선을 다한다. 그게 설령 사랑이 아닐지라도... 그리고 지나온 시간들을, 지나온 남자들을 돌아보지 않는다. 후회하지도, 반성하지도, 미안해하지도 않는다. 그러고 보면 여자는 연애에 있어서 남자보다 고등 동물이다 더보기
영화 의형제 대한민국 영화흥행 코드의 완벽한 조합 송강호 특유의 코믹연기(봐도 봐도 지겹지 않은...) 파팍~!! 파팦팍~!! ㅋㅋ 대사 한마디 없이 웃길 수 있는 배우 송강호 남북대치상황이라는 배경 그림자 왈 "감상적인 새끼들......" 감상적이어서, 그래서 그들은 의형제가 될 수 있었다. 미묘한 대립 속에서 남과 북이 하나될 수 있다는 감동 코드까지... 한번에 끝까지 다 봐버리는게 아까울 만큼 재미있었던 영화였다. 장훈 감독은 '영화는 영화다'에서 그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지만, 영화는 다소 투박하고 다수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긴 힘들었었다. 제작과 각본이 김기덕 감독이다보니, 김기덕 특유의 불편함과 투박함이 배제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의형제'는 장훈 감독의 영화적 센스가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이렇게.. 더보기
하녀 감각적 영상과 부자연스러운 연기만 있고, 김기영 감독이 표현하고자 했던 서스펜스와 긴장감은 온 데 간 데 없다. 임상수 감독이 연출했던 영화들 중에 오래된 정원이나 그 때 그사람들, 눈물과 같이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을 표출한 작품들이 많아서 그의 연출 방식이 조금 코드에 맞지 않는다해도 좋아하는 감독 중에 한 명이었다. 하지만 하녀는 조금 아니었던 듯...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유린당한 여자에 대한 동정의 시선을 잘 표현한 것도 아니고, 올드보이나 친절한 금자씨와 같이 처절한 복수극에 초점을 맞춘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색계처럼 파격적인 노출신으로 관객을 만족시키는 것도 아니었다. 등장인물 그 누구의 입장과 감정에도 몰입할 수 없었던, 그야말로 겉도는 영화였다. 오로지 감각적인 영상만으로 두시간을 버틴(.. 더보기
도서관 이야기 그리고 릴리 이야기 동사무소에 있을 땐 늘 근처에 있던 전주시립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 읽곤 했는데 복직을 하고 나서부턴 도서관에 가는 일이 뜸해졌다. 퇴근하고나면 피곤하기도 하고, 다른 약속들도 있고 해서... 도서관에 가는 일은 참 즐거운 일이다. 도서관에 들어설 때 입구에서 서성이며 뭔가 심각한 이야길 나누는 사람들을 보는 일부터 해서, 도서관에 들어가서 맡게 되는 도서관 특유의 냄새, 그리고 이미 익숙해져서 내가 찾고자하는 책이 어디에 꽂혀있는 지 다 꾀고, 그리로 향하는 내 발걸음, 책을 고르는 즐거움, 신간도서 코너를 기웃대는 일, 대출도서에 바코드를 찍는 경쾌한 컴퓨터음까지... 도서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취미생활이라 할 수 있었다. 학교에 복직하고서 처음으로 학교 도서관에 가봤다. 낮은.. 더보기
낮술- 유혹이 아닌 거절에 관한 영화 보는 내내 답답하다. 사람들의 부탁이나 부탁을 가장한 강요에 한마디 대꾸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질질 끌려다닌다. 우유부단함의 극치. 많은 사람들이 본인은 거절을 잘 못한다고 한다. 아마 그럴 것이다. 누구도 남의 부탁을 딱 잘라 말하는 냉정함을 갖긴 쉽지 않다. 하지만 유난히 부탁을 많이 받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늘 거절에 관해 고민해야한다. 나도 그런 편이다. 유난히 금전적인 부탁이 많다.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 내가 쓸 돈은 없어도 일단 빌려주고 본다. 하지만 그렇게 여기저기 뿌려진 나의 돈들이 제대로 회수되지 않고, 또 그 돈을 빌려갔던 사람들 또한 회수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난 내 돈들을 나도 손대지 못하는 일년단위 적금이라든지 교직원공제회 장기저축에 넣기 시작했다. 부탁을 거절하지.. 더보기
나는 고양이 스토커 영화제 기간이라 길거리 공연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영화제 측에서 고용한 사람들도 있지만,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가난한 예술가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메가박스 앞에서 미니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한 청년. CD 한장에 3000원... 그 앞에 놓인 기타 케이스엔 꽤 많은 지폐들이 쌓여있다. 아마 오늘 판매된 시디가 이 청년이 판 음반판매량 중에 10%는 되리라하는 생각을 하며 봄바람처럼 살랑거리는 그 청년의 노래를 듣는다. 봄바람은 비를 예고하는 습기를 머금고, 덥지도 차갑지도 않게 불어온다. 봄바람이 이토록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인지 예전에 미처 몰랐다. "나는 고양이 스토커"라는 영화를 봤다. 말그대로 고양이 스토커에 관한 이야기다. 물론 물론 단순히 고양이와 그 스토커에 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 더보기
초속5cm 떨어지는 벚꽃잎과 쓸쓸한 설경과 가슴아픈 첫사랑... 이로써 나에게 있어 가장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은 귀를 기울이면에서 초속5cm로 바뀌게 되었다. 굉장히 단순화 시킨 것 같으면서도 감정선을 건드릴 만한 표현에선 그것이 대사이건, 영상이건 최고로 깊숙하고 디테일하다. 그의 전작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에서처럼 일상적인 풍경이 전해주 는 아름다움은 정말이지 극에 달한다. 일본 특유의 정서 와비와 사비의 느낌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듯한 느낌... 더보기
홍상수의 힘 "세상에 이유가 있는 행동이 어딨어. 다 행동한 후에 이유를 붙이는 거지." 하지만 사람들은 무언가에 의미부여하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자신이 관심이 있고 어느정도 전문적인 지식이 있다고 하는 것들에 대해선 더욱 그렇다. 평론가들이 영화나 미술이나 시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처럼-사실 작가들이나 감독들이 전혀 생각하지 않은 부분에 평론가들이 지나친 의미부여를 하는 게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그들을 반박할 논리나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냥 수긍하는 척하게 된다. 시인 이상이 죽기 전에 방바닥에 금붕어라고 쓰고 죽었단다. 그랬더니 문학평론가들이 의미부여를 해댔단다. 금붕어라고 쓴 이유에 대해..... 같혀 지내는 삶, 자신만의 세상 어쩌구 해댔겠지. 한참후 이상이 쓴 건 금붕어가 아니라 오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