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무리야, 유키에. 누구라도 잠깐 누군가를 좋아하게 될 때가 있잖아. 결혼을 해도 그건 마찬가지야. 그게 정상이라구.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것만으로 행복해져서 힘이 생기잖아. 하지만 행복이란 건 이내 사라져버리지. 그러니까 힘을 보충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늘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어 있어. 결혼했으니 이제 평생 다른 누구도 좋아하지 말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돼."
바람둥이의 자기 변호......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멋진하루/다이라 아즈코/권남희 옮김/문학동네-
전적으로 공감은 하지만, 전적으로 지지하기는 어려운 말이다. 지지하기 어렵다기보다 지지하기 위험하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누구에게 쉽사리 말했다가는 비난의 다구리를 감내해야하며, 발언 시 반드시 마우스피스끼고 가드를 올린 상태여야 그나마의 신변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나처럼 바람둥이의 이미지가 따라다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일평생 한사람만 사랑하며 한사람만 바라보며 살기는 힘들다. 누군가 내 옆에 있어도, 심지어 결혼을 한 상태에서도 분명 가슴 설레게하는 사람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그것이 바람이나 양다리나 불륜이라는 이름으로 규정지어진 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어쨌든 그 설레는 감정 자체만으로도 분명 행복해지게 되고, 지쳐있던 삶에 활력소가 되어주기도 한다. 그리고 가정이 화목하지 못하다든가, 일종의 권태기에 빠진 상태라면 그 감정에 실천의 의지까지 더해지게 되고, 상대방이 OK까지 해준다면 그야말로 바람이 되고, 불륜이 되는 것이다.
살다가 내 곁의 사람을 두고 다른 사람에게 한눈을 팔게되는 경우야 종종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감정은 자기 자신만 느끼고 지나가버리라는 것이다. 혹 자기 자신말고 다른 사람이 알게 되더라도 그것이 절대 배우자가 되어서는 안된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평생 혼자 살든지 말이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발정난 개처럼 끌리는데로 동네를 쏘아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어선 안된다. 더욱이 일평생을 함께하겠다고 서약을 한 배우자라면...... 결혼생활은 사랑보다, 책임감과 정으로 또 의리로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콧구멍 벌렁벌렁하는 사랑의 감정은 그리 오래 지속되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런 감정이 무뎌진 후부터는 그야말로 그 사람과의 정과 의리와 책임감으로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것이다. 왠지 슬프긴 하지만 ㅜㅠ
물론 그렇다고 행복하지도 않은 결혼생활을 책임감만으로 질질 끌고가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순간 감정의 흔들림으로 평온했던 가정을 파탄으로 이끄는 것은 안된다는 것이다.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않다면 그 안에서 해결해야한다. 서로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을 하든, 정 안되겠다면 결혼생활을 깔끔하게 끝내고 다른 인연을 만나든....
덧) 만약 저질렀다면..........................
숨겨라. 그것이 곧 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