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lim

마더-맹목적 모성애의 끝을 보여주다.

"내 자식이 그럴리 없어. 내 아이는 그런 아이가 아니야. "
학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다.
어떤 부모에게도 그럴 '리' 있는 자식은 없다.
모든 부모에게 내 자식은 착하고, 바르고, 좋은 아이이다.
설령 나쁜 짓을 했더라도 그건 친구를 잘못 만났기 때문이다.
우리네 부모님들은, 특히 엄마들은 자기 자식을 맹목적으로 사랑한다.
사랑한다라는 말이 가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들은 자기 자식을 맹목적으로 감싸고 돈다.
설령 나쁜 짓을 했더라도, 사람을 죽였더라도 내 자식에게 잘못이 없을거라
맹목적으로 감싸고 돈다.
그게 엄마다.
더군다나 아픔이 있는, 장애가 있는 아이의 엄마에게 모성애란 우리가 감히 상상하지 못하는 감정일 것이다.
모텔선인장, 살인의 추억, 도쿄, 괴물, 그리고 마더까지........
봉준호는 날 실망시킨 적이 없다.
물론 마더는 살인의 추억을 볼 때의 그 긴장감과 짜릿함은 없다.
괴물을 볼 때의 그 흥미진진함도 없고, 도쿄를 봤을 때의 그 기발함도 없다.
그저 마더엔 김혜자와 진구만이 있다.
안타깝게도 원빈은 없다. 그저 원빈은 연기가 부족한 꽃미남 스타일 뿐이다.
그저, 김혜자와 진구의 연기만으로.....
훌륭한 연기자의 내면 연기만으로 이 영화는 나를 질질~~~ 끌고 다녔다.
그야말로 정신없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던 살인의 추억과는 다르게
어쩔 수 없이 질질 끌려 다녔다.
관광버스 안에서 모든 것을 망각하려는 김혜자의 춤추는 실루엣을 보여주는 마지막 장면에서
이영화는 질질 끌고 다니던 나를 놓아버렸다.
그리고 멍하니 정신을 놓고 있던 나는 정신을 차리게 된다.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난다.
솔직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봉준호와 김지운 감독은 위트와 유머와 감동과 전율을 모두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몇 안되는 감독이라는 기대감때문일지도 모른다.
예전에 보여줬던 그 유머는 사라지고
눈물 쏙~ 뺄 수 있는 모성애라는 소재에도 눈시울 한번 붉힐만한 장면 없었다.
그래도 봉준호는 봉준호더라....

반응형

'Fli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영화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0) 2017.08.23
에쥬케이터  (0) 2017.07.12
곽재용-낭만적이거나 혹은 민망적이거나  (0) 2017.07.07
도쿄-보편적이고 대중적이며 작품성있는 3인3색  (0) 2017.06.28
사랑할때 버려야할 아까운 것들  (0) 2017.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