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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m

내 아내의 모든 것

누가 그랬었다.

사랑하는 감정이 최고조일 때는
연애하기 바로 "전"이라고...

<저기요. 제가 밥 사줄게요.>
<이런 미인을 만나서 정말 영광입니다.>

도키도키 데쓰...
하지만 누구나에게 결혼은 현실이다.
똥싸고 있는 남편에게 녹즙을 강요하는 현실

결혼하고 나서는 서로의 장점을 찾아내는 것이 윌리를 찾는 것보다 어려워진다.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게 해줬던 요소마저 단점으로 바뀔 수 있다.

심지어 이 진수성찬의 밥상마저 고통의 요소가 된다.

사람들은 결혼 후 섹스를 타이틀 방어전이라고 했으며
이선균에게는 세금과 같은 것이 되어버렸다.

사사건건 투덜대며, 세상사 모두가 불평의 대상이 되어버린 아내에게서 멀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급기야 세기의 카사노바에게(카사노바의 캐스팅에서부터 몰입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영화가 계속
될수록 이 남자에게 빠져든다. 남자인 나마저...) 아내를 유혹하도록 청탁하게 된다.

그렇게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의 만남이 시작된다.
영화가 계속 될수록 코미디같을 것만 같았던 두 사람의 관계를 점점 수긍해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중요하게 여겼죠. 예쁜 그릇에 맛있는 음식을 담아서 먹는 그 시간들....>
같은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게 되면,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무장해제하게 된다.
설령 그것이 좀 우스꽝스럽고 과장됐다라고 느끼게 되더라도 말이다.
왜냐하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외롭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젖 짜드릴까요?>최고의 명대사다.

사람을 의도적으로 오해하게 만드는 것이 작업의 기술이다.
오해하게 만들고 그 생각이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민망함을 느끼게 해주고...
같은 가치관을 보여주는 것만큼이나 무장해제에 효과가 있는 방법이다.
결국 어떤 극단적인 말이라도 '이제 이 사람의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겠구나'하는 이해심을 갖게 해주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 오해에 대한 미안함으로 자연스러운 스킨십은 거절하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해준다.
오해-착각에의 자각-무안함과 미안함-자연스러운 스킨십이라는
4단 콤보가 되시겠다.

그리고 그냥 한 남자의 청탁으로 시작되었던 유부녀 유혹이 진짜 사랑으로 변해가고 있다.

<당신은 날 미치게했어, 아니 이미 미쳤어. 죽어도 좋아>라는 대사로 여자를 오해하게 만들고

흘러나오는 노래의 가사라고 둘러댄다.
여자는 당황하고 무안함을 느끼고...

결국 4단 콤보에 다시 당하고 만다.

하지만 일이 순조롭게 풀리는 것을 보던 이선균은 점점 자신의 청탁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되고,
자신이 얼마나 아내를 사랑하고 있었는지 깨닫게 된다.

고등학교 학생부 예배에 열심히 나갔던 형제님이 세상 것에 찌들어 살다가, 다시 집사님이 되어
주님에 대한 첫사랑을 회복하고자 하는 시점과 같다고나 할까?

회상이라는 건 누구에게나 아련하고 가슴아프게 다가오나보다.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을 떠올리는 것이 슬프다는 건
지금은 그렇게 아름답지 못함을 알고있기 때문일 터이다.

그렇게 두 사람의 관계는 어긋나고...

아파하는 남자를 보며 여자는 연민의 정과 사랑의 감정 사이의 미묘한 경계를 느끼게 된다.
모성애는 본능이기때문에 이것을 자극하는 일은 거의 실패할 일이 없다.

운명을 가장한 우연들에 결국 마음이 흔들린다.

<매일 그대와~>
그녀의 남편도 처음에는 매일 그녀와 잠이 들고 싶었던 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그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자신을 깨닫게 되고,
다시 사랑받을 수 있음에 설렌다.

카사노바의 고백이 이렇게도 감동적일 수 있다니...

그리고 이 모든게 남편의 계획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걸 알게된 아내는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무너진다.

<사람 속은 모르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계속말하세요.
말하기 힘들 땐 믹서기를 돌리고, 청소기도 괜찮고 세탁기도 괜찮아요.
그냥 내 주변 공간을 침묵이 잡아 먹게 놔두지 마세요.>
여기까지........
이상은 스포일러이므로... 뭐 충분히 스포일러이지만.....
나는 왜 이시간에 이러고 있는 것일까?
침묵이 잡아먹게 놔두지 않으려고? ^^
오랜만에 영화보고 리뷰를 해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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