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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m

긴장감이 사라진 봉준호식 창세기 설국열차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62328&mid=21109
영화의 시작은 간단한 내레이션으로 속도감있게 진행되는 듯 하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cw-7의 살포가 독이 되어 돌아와 빙하기로 접어든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노아의 방주가 바로 설국열차이다.
이 설국열차에는 계급에 따라 칸이 나눠져있고 맨 끝 칸의 사람들은 비인간적인 처우에 분노하여
혁명 혹은 반란-바라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을 일으키게 된다.
맨 끝 칸 사람들의 맨 앞 칸 점령기
다. 스토리는 이것이 전부이다.
이 안에서 얼마만큼 긴장감을 주고, 설득력을 얻고, 철학을 담아내느냐가 감독의 재량이다.(헐리웃에서 인디로
분류된다니 CG에 대한 기대감을 접어두자.)
긴장감 ★★
일단 긴장감은 두가지 종류가 있다.
영화<스피드>식 물리적 긴장감과 영화<폰부스>식 심리적 긴장감.
사실 둘다 기대할만한 소재의 영화였다.
하지만 액션씬은 루즈하고 산만하며,
주인공 커티스와 합을 맞춰줄 뚜렷한 악역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심리적 긴장감을 줄만한 요소가 부족하다.
설득력 ★★
일단 왜 열차에 올라타야 생존할 수 있는 지는 끝까지 밝혀지지 않는다.
그 완벽한 생태시스템을 왜 굳이 위험천만한 열차에 실어야만했는지 알 수 없다.(엔진에 미친 윌포드라 하더라도 열차가 쉼없이 달려야만하는 타당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빙하기 지구의 기후가 지역에 따라 수시로 변해 그 시기에 맞춰 열차가 이동해야한다든지.... 뭐 이런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하는데 왜 굳이 열차가 노아의 방주 역할을 해야하는지 알 수 없다.
안전한 거대 빌딩이나 유리돔이 차라리 더 설득력 있을지도 모른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지만 생태계 균형을 맞추기 위해 왜 살육과 반란을 유도했는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단순히 인구수의 발란스를 위해서라면 중앙의 출산통제 정책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철학 ★★★
백인에 의해서 구축된 시스템과 백인에 의해서 망가져가는 시스템 속에서
백인과 황인이 새로운 탈출구를 마련하고
황인과 흑인만이 새로운 지구를 만들어간다는 헐리웃에서 보기 힘든 창세기적 철학은 나름 신선하다.
혹자는 기대치가 커서라고 말할 것이고,
혹자는 봉준호의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고 말할 것이다.
뭐 둘다 틀린 말은 아니다.
유연했던 살인의 추억표 봉준호 영화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분명
봉준호였기에
만들 수 있는 영화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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