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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 496

환경이 정서를 지배할 수도 있다

아침 잠이 없는 녀석은 내 품에서 고개를 수없이 내젓더니 이마에 땀이 흠뻑 젖고서야 잠이 들었다. 아가 엄마도 쪽잠을 자고 있다. 밤 사이 내린 봄비 덕에 아침 바깥 풍경이 싱그럽다. 늦잠을 잘 수 있는 일요일 아침에 일찍 깬 나는 억울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도 좀 읽고 분무기로 뿌려놓은 듯한 바깥풍경을 보고 나니 외려 일찍 깨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늘 시골에서의 삶이 그리워서인지 요즘은 화초 키우기에 빠져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화분도 좀 들여놓고, 물배추 번식에도 열을 올리고, 바질과 강낭콩 싹이 커가는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한다. 아파트에서의 삶을 조금이나마 보상받고 싶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분명 아파트가 주는 편리함을 누리고 살긴하지만, 언젠가는 꼭 마루와 마당이..

싸이월드 일기 2017.05.13

펠리컨 브리프

92년 초판의 너덜너덜한 펠리컨 브리프 읽기.... 요즘 학교 옮겼다는 핑계로 독서를 게을리했다. 아이들에겐 늘 독서를 강조하면서.... 교사가 모범을 보여야겠단 생각에 틈 날 때마다 책을 읽고 있다.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다. 관심이 없을 뿐.... 박경철씨가 했던 말이던가? 여튼 100% 공감이 가는 말. 아무리 감각적인 유희를 찾아 헤매도, 독서만한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유희는 없다는 걸 머릿 속에선 인지하면서도 늘 실천에 옮기질 못한다. 그 유명한 존 그리샴의 소설은 처음읽어보는 것 같다. 서사에 초점을 맞춘 글보다는 서정에 초점을 맞춘 소설을 좋아하다보니 이제껏 읽어온 책들은 온통 일본 소설이나 우리나라 여류작가의 책들 뿐이었다. 여튼 내 스타일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법정소설임에도(물론 법정..

리뷰/Book 2017.05.12

두 개의 눈을 가진 아일랜드

우리는 음악을 '찾아'듣는다. 우리에게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예술인들이거나 대중가수고, 정말 음악을 좋아하는 일반인들은 동호활동을 해가며 음악을 접한다. 하지만 아일랜드인들에게 음악은 일상이었다. 어디서나 음악은 울려퍼지고, 낮에 작업하고 페인트 뭍은 옷을 입고 동네 작은바에 와서 연주를 하는 그들에게 음악은 찾아 듣는 것이라거나 동호활동이 아니었다. 그냥 일상이었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모두가 음악인이었으며 악보를 음악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삶을 통해 자연스럽게 음악을 배워나갔다. 아일랜드는 꼭 가보고 싶은 나라였다. 아일랜드라는 드라마, 데미안 라이스라는 가수, 원스라는 영화... 그리고 그들의 아픈 역사마저 아일랜드라는 나라에 꼭 가보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리뷰/Flim 2017.05.11

냉정과 열정 사이

따뜻하고 섬세하고 외로운 여성적인 문체가 맘에 든다. 이제 츠지 히토나리 작품을 사야겠다. 냉정과 열정사이 세트 국내도서 저자 : 에쿠니 가오리(Kaori EKUNI),츠지 히토나리(Hitonari Tsuji) / 김난주,양억관역 출판 : 소담 2002.12.04상세보기 돌아갈 장소. 사람은 대체 언제, 어떤 식으로 그런 장소를 발견하는 것일까. 잠 못드는 밤, 나는 사람을 그리워함과 애정을 혼동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매사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냉정과 열정사이/에쿠니 가오리/김난주/소담출판사

리뷰/Book 2017.05.10

봄비가 온다.

봄비가 온다. 비가 오고나면 부쩍 논두렁의 풀들이 자라 있을테고, 가로수 은행나무 잎들이 눈에 띄게 무성해지겠지. 누나가 이사가고서 누나방을 옷방으로 사용하려고 누나방에 있던 싱글침대를 밖으로 꺼냈다. 생각보다 너무 무겁다. 혼자서 나르기엔 벅차고 누굴 부르자니 마땅히 부를 사람도 없다. 베란다를 깨끗이 치우고 싱글침대를 놓았다. 누우니 하늘이 보인다. 오늘처럼 비가오는 날에는 비내리는 모습도 보일 거고, 샷시를 열면 바람을 맞으면서 잘 수도 있다. 아침이면 자명종보다 훨씬 유쾌한 방법인 햇빛으로 날 깨울 수도 있을거다. 10년이 넘은 컴퓨터 책상도 버렸다. 좁기도 하고 더워지기도 했고 한개의 다리에 받침대가 빠져버려서 균형이 맞지않아 못쓰는 책을 괴어 사용하던 책상이다. 큰 테이블을 샀다. 1800mm..

싸이월드 일기 2017.05.08

오늘의 뽐뿌- 가성비 태블릿, 저렴한 패드

http://www.g9.co.kr/Display/VIP/Index/940524095 왠지 안 사면 손해보는 것 같은 그 가격 89000원에 태블릿이라 물론 단점도 많겠지만 모든 단점을 상쇄시키는 가격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안쓰고 놀고 있는 태블릿이 있는데도 손이 간다. 손이 가~~~~~~~ 뽐뿌 댓글로 정리하자면, -가격 대비 성능 꽤 준수하다. -COC문제 없다.(어떤 사람은 렙이 높아서 스킬쓰면 버벅인다. -지패드보단 못하지만 가격이 깡패아니냐 -이 가격이면 차라리 중고나라에서 비와이 패드를 사라! -이미 두 대가 있다. 안 살란다. -트레기다. 뭐 종합적으로 이런 저런 말이 있지만, 내 개인적 판단으론 새 제품을 고려하고 있고 저렴한 가격을 원한다면 추천! 새 제품 아니어도 상관없다면 중고나라

영화 우리집에 왜 왔니 리뷰

달콤살벌한 연인, 미쓰홍당무에 이어 또하나의 강력한 캐릭터 영화가 나왔다고 했다. 달콤살벌한 연인은 몰라도 미쓰홍당무는 작년에 나왔던 한국영화중에 가장 수작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그와 견주어진 이 영화가 구미를 당겼다. 강혜정은 사실 그다지 나와 코드가 맞지 않는 연기를 한다. 연기파 배우들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는 그녀의 연기는 늘 어딘가 모르게 어색했다. 그녀의 연기를 보다보면 은근슬쩍 나도모르게 손발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오그라드는 것을 느끼곤 했다. 그나마 가장 훌륭한 연기는 연애의 목적이었던 듯... 이 영화에서의 캐릭터는 허브에서의 백치미와 웰컴투동막골에서의 미친X 연기가 적절히 짬뽕되어 완성되었다. 하지만 영화에서의 강혜정을 가만 보고 있으면 바보도 아니고 진짜 미친X도 아니다. 지극히 정상처..

리뷰/Flim 2017.05.02

타이타닉 - 러브 스토리 속에서 배우는 삶의 가치

타이타닉 3D를 보고 왔다. 명불허전이라고만 표현하기엔 묵직한 감동이 다 표현되지 않는다. 16살이기에 구명정에서 무모하게 뛰어내릴 수 있었고, 100살이기에 56캐럿짜리 다이아몬드를 미련없이 바닷물에 던질 수 있었을 것이다. 사실 가장 이성적인 나이에는 무모하기도 미련이 없기도 어렵다. 그렇기때문에 사람들이 가장 쓰임받는 나이라고 생각되는 나이, 그리고 그것이 진짜 인생이라고 생각되어지는 나이에는 행복하기가 힘들다. 진정한 가치를 얻기위해, 잡다한 사유들을 떨쳐버리기 어렵고, 돌덩이에 불과한 광석에 미련을 버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이 목적때문이라고들 믿지만, 사실 우리가 사는 삶은 대부분이 과정이다. 좋은 대학을 들어가기 위해, 학창시절이라는 과정을 행복하지 않게 살고 좋은 직장을 얻..

리뷰/Flim 2017.05.02

이누도 잇신, 나와 다른 자들에 대한 평등한 시선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하반신을 쓸 수 없는 조제와 비장애인 츠네오와의 사랑. 미안하단 이유로 사랑의 감정이 사라져버린 연인의 곁을 지키지 않는다. 그래서 진짜 사랑이었다고 생각한다. 연민과 동정심이 아니었다고, 진짜 사랑이었다고. 그래서 헤어진거라고. 사랑 했었기때문에 사랑의 감정이 식어 헤어진 것이다. 연민과 동정심으로 만났다면 아마 책임감과 의무감때문에 그렇게 헤어지지는 못했을 것이다. 메종 드 히미코 게이라는 이유로 어머니를 버린 아버지를 증오하면서 사는 사오리. 어느날 아버지의 연인 하루히코가 찾아와 아버지가 운영하던 게이들을 위한 실버타운에 와서 일을 돕기를 원한다.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게이에 대한 편견들이 사람들과의 따뜻한 관계 속에서 회복되어간다. 그들 또한 우리와 같은 감정을 ..

리뷰/Flim 2017.05.01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고 따뜻한 침대에서 편안한 잠을 잘 수도 있고, 현장에서는 그런 것을 행복이라고 해"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 中- 과학실험을 했다. 3개의 수조에 각각 따뜻한 물, 미지근한 물, 차가운 물을 담는다. 양 손을 각각 따뜻한 물과 찬 물에 잠시 담근 후, 동시에 미지근한 물에 넣는다.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 국내도서 저자 : 모리 에토(Eto Mori) / 김난주역 출판 : 시공사(단행본) 2007.01.29상세보기 따뜻한 물에 담그었던 손은 미지근한 물에 들어가자 차갑게 느껴지고, 차가운 물에 담그었던 손은 따뜻하게 느껴졌다.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다. 어떤이에겐 따뜻한 물을 우리는 늘 차다고 느끼면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리뷰/Book 2017.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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