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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 487

누군가의 연애편지

칠백사십육일 째, 쉽지 않은 이인삼각을 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도중에 끈을 풀어버리고 싶은 힘겨움도 있었지만 용케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제 서로의 발목이 아플까봐 끈을 느슨하게 풀어주며 힘들지 않게 가는 방법도 터득했고요. 중요한 건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가는 것이지, 상대방을 옭아매거나 똑같은 걸음걸이로 가는 것이 아닌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겠죠. 앞으로 수천일을 더 함께 가자면 우리의 발목을 묶었던 끈이 닳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발은 따로 따로 걷고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가끔 당신이 나의 어쭙잖은 등에 엎여서도 가고 당신의 무릎에 내 머리를 기대누워 쉴 수도 있으니 너무 걱정 말고 갑시다. 남들처럼 빨리 가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그저 길가에 피어있는 들꽃 하나 때문에 그 자리에 웅크려 ..

일상 2017.01.22

눈 먼 자들의 도시

가장 두려운 건 결국, 어떤 상황에서건 생존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보다 나은 상태로의 생존-을 위해선 사람들은 비양심과 수치심, 거짓과 위선, 공갈과 위협을 서슴치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건 정치를 한다. 조직이 생기고 우두머리와 그 추종자들이 생기고 그와 대치하는 사상의 조직이 생긴다. 가끔은 내가 속해있는 대열에서 그 옳고 그름이 혼돈되기도 한다. 그래서 때론 자기 조직의 사상을 필요이상으로 피력하기도 한다. 그것으로부터 자신의 혼돈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오늘도 혼돈의 한가운데 서있다. 눈 뜬 자들도 눈 먼 자들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

리뷰/Book 2017.01.21

데페이즈망

말년의 연가. 아침에 원없이 자고 눈이 떠지고서도 침대에 누워 뒹굴거렸다. 정오가 넘어서 운동도 하고 샤워도 할겸 헬쓰장으로 향한다. 케이블 티비에서 예전에 봤던 영화들을 보며 런닝머신 위를 달린다. 땀도 적당히 흘리고 기분도 상쾌해진다. 그동안 뜸했던 독립영화관으로 향한다. 장애인을 소재로한 독립영화를 보다가 속이 안좋아져 밖으로 나오고만다. 시종일관 불편한 영화 탓인지, 무엇을 잘못 먹은 탓인지 속이 울렁거려 밖의 찬바람을 쐬며 좀 걸었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속이 좀 진정이 될 것 같아 커피숍을 찾다 얼마전에 생긴 연습실 앞 커피숍으로 들어선다. 커피숍 이름 "데페이즈망" 처음 접하는 단어지만 왠지 그럴싸하다. 아주 작은 공간. 너댓개의 테이블과 열개남짓한 의자들. 작업을 하다가 아무렇게나 흐트러놓..

싸이월드 일기 2017.01.20

미드 추천작- 모던패밀리 s01e01

뭐 토렌트 파일이야 구글검색하면 널리고 널렸으니 따로 배포하진 않겠다. 유부남이 되고 몇 년만에 다시 미드의 세계로 입문해보겠다고 고른 작품인데 사실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웬열!!!! 위트+감동+휴머니티+다양성 추구 몇 마리 토끼를 잡았는지... 참고로 사람들마다 좋아하는 스타일이 다를 수 있으니 내가 좋아했던 미드는 가십걸(시즌 1만 ㅋ), 위기의 주부들(이것도 초기 시즌만), 커뮤니티(이건 뭐 모든 시즌이 진리고), 빅뱅이론 이런 류이다. 혹여나 블록버스터형 미드를 좋아하거나 형사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별로 재미없는 미드일 수 있다.

땅부터 인테리어까지 3억으로... 두 남자의 집 짓기

두터운 책은 잘도 읽혀내려간다. 단독목조주택에 대한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면서 다 읽을 때까지 부푼 꿈을 갖게 해준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나는 깨닫고야 말았다. 아 ㅅㅂ 난 3억이 없었지..... OTL 어쨌든 단독주택은 짓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든가, 단열이 안된다든가하는 편견들을 없애는데는 큰 도움이 된 책이었다. 이제부터 돈만 모으면 되는겨 3억따위......... ㅠㅜ 로또만이 살 길... 단독주택의 가장 큰 메리트는 아파트에선 느낄 수 없는 다락방의 정취이다. 독립된 공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단독주택의 가장 큰 메리트 아닐까? 아무리 넓은 평수의 아파트를 가지고 있어도 결국 가족간의 사적인 공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 아파트의 가장 큰 단점 중에 하나다. 방문 하나만 열면 결국 모든..

리뷰/Book 2017.01.19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B급 영화라 하면 헐리우드 시스템 하에서 명성이 낮은 배우와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를 말한다. 그리고 우리는 흔히 B급 영화하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떠올린다. 하지만 B급영화의 정의와는 어울리지 않게 그의 이름은 이미 트리플 A급이다. 이 영화역시 전체적인 미장센이나 스토리 전개방식은 메이저 영화와는 다소 다른 느낌으로 전개되어 B급 영화의 느낌이 물씬 풍기지만 쿠엔틴의 연출력이나 브레드피트라는 배우의 명성을 보자면 B급 영화라는 생각을 잊게 된다. 사실 이영화는 B급 영화로 분류하는게 맞는지 그렇지 않은지 헷갈리는 영화이다. B급 영화같은 메이저 영화쯤으로 분류하면 될 것 같다. 뭐 B급이라는 기준 자체가 모호한 것이니, 그것을 굳이 분류하려는 짓도 무의미한 짓일지도 모르겠다. 처음 이 영화 ..

리뷰/Flim 2017.01.19

듀이 리뷰-세계를 감동시킨 도서관 고양이 듀이

이 책은 사실 끝까지 읽진 못했다. 오늘이 도서반납일이라 다 읽지 못한 채 반납을 해야한다. 며칠 연체되어도 크게 문제가 되진 않지만 도서반납일에 대한 지나친 강박증이 있다. 사족이지만 도서반납뿐만 아니라, 비디오반납, 사람과의 약속시간 같은 시간이나 약속에 관한 강박증은 어릴 적부터 있었다. 어쨌든 2주간의 도서대여기간동안 책 4권을 항상 빌려 읽곤하는데, 이번처럼 한권도 채 다 읽지 못하고 반납을 하기는 처음이다. ㅡㅡ; 다시 독서의지를 불태워야할 듯... 제목을 보고선 과연 도서관 고양이가 세계를 감동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을 했다. 소설과 같은 픽션이라면 얼마든 세계를 감동시킬 수 있는 고양이도 있겠지만, 실재했던 고양이에 관한 사실을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제목이 다..

리뷰/Book 2017.01.18

미드 로스트 ost - 데미안 라이스 Delicate (Damien Rice)

2009.01.11 01:26 (업로드 2009.01.11 01:26) 영화나 드라마, 책을 읽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나 소망하는 것들이나 내 주위의 익숙한 것들이 나오면 그 장면이 더 선연히 남게된다. 예를 들면 아리랑을 읽으면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명이 나온다든지, 예스맨을 보면서 내가 해보고싶었던 연애장면이 나온다든지, 가쉽걸을 보면서 나의 wannabe 스타일 댄의 모습을 볼 때같은 경우 말이다. 이틀동안 집안에 쳐박혀 로스트 시즌 1을 끝마쳤다. 17편에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그리고 징규도 무지 좋아하는 데미안 라이스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음악과 함께하는 이미지는 늘 더 오래남기 마련이다. 그 음악을 들으면 수면아래 가라앉아있던 이미지들이 저절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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