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겨울의 잔재를 밟으며비행기 창밖으로 스웨덴의 땅이 보이는 순간, 창문에 맺힌 서리가 아스라이 녹아내렸다. 3월 말 스톡홀름 아란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얼굴을 스치는 바람은 예상보다 따뜻했고, 발아래서는 눈이 스르르 녹는 소리가 봄의 전주곡처럼 들렸다. 공항에서 시내로 향하는 아를란다 익스프레스(Arlanda Express) 기차표는 320크로나(약 4만 5천 원). 20분 만에 중앙역에 도착하자, 유리창으로 반짝이는 해가 노란 트램을 밀어내고 있었다.첫 번째 목적지는 항상 구시가지다. 스톡홀름의 심장인 감마 스탄(Gamla Stan) 골목길에서는 겨우내 얼어붙었던 카페 테라스에 첫 손님이 앉고 있었다. 17세기 풍의 붉은 벽돌집들 사이로 '베트스테 카테드랄(Storkyrkan)' 종탑이 하늘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