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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

요시노이발관 "무리하지 않아서 좋은 것 같아요." 같이 영화를 본 동료의 한마디... 그렇다. 이 영화는 무리하지 않아서 좋았다. 무리하지 않게 재밌고, 무리하지 않게 행복하고, 무리하지 않은 전개와 무리하지 않은 결말때문에 이 영화는 더욱더 아름다웠다. 너무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영화였다. 그리구 이 영화를 보니까 뱃찌도 주던 걸...^^ 귀여워... 사실 이런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는 건 정말 행운이다. 독립영화관이 생겨서 가능한 거다. 처음 가본 독립영화관은 생각보다 훨씬 깔끔하고 조용했다. 먼저 음식물(팝콘이나 음료)을 반입할 수 없다는 것이 제일 맘에 들었다. 덕분에 아직 영화관은 정말 깔끔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그리고 진짜 맘에 든 건, 모든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는 절대 불을 켜지 않는다는 것..... 더보기
이터널션샤인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중한 추억이 사라져가는 것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한 조엘의 몸부림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워서 다시 한번 꼭 보고싶었다. 한번 헤어진 사람과는 두번 다시 만나선 안된다는 것이 나의 연애관이라면 연애관이다. 한번 깨진 도자기는 붙여놓아도 다시 깨지거나 새기 마련이다. 결국 같은 문제로 같은 다툼을 하고 같은 이별을 하게 될 거란 생각이다. 같은 사람에게 똑같은 아픔을 주는 건, 몇배의 아픔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로를 위해 다시 예전의 연인을 만나는 것은 분명 고려해봐야할 문제다. 조금만...기다려줘요 그러죠 정말? 난 겨우 내 앞가림하는 이기적인 애예요 완벽하지도 않고 지금 그쪽 모든 게 맘에 들어요 지금이야 그렇죠 근데 곧 거슬려 할 테고 난 자기를 지루해 할 거.. 더보기
미용실에서 머리 감겨주는 걸 좋아했다 미용실에서 머리 감겨주는 걸 좋아했다. 누워서 눈을 감고 머리를 맡기는 것이 왠지 관능적이었다.(이 말을 언젠가 누구에게 했더니 그냥 변태같은 것이라고 했지만....) 파마를 핑계삼아 미용실에 갔다. 쎄시, 여성동아..... 뭘 보며 이 시간을 버텨야하나. 스마트폰 속 이용임 시인의 수필 덕분에 민망한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 파마약을 씻기기 위해 머릴 감겨주는 시간도, 중화를 마치고 샴푸를 하는 시간도 더는 관능적이지 않다. 이미 최고의 관능은 내 삶을 관통했다. 거울에 비친 완성된 머리가 맘에 들지 않는다. 한마디 해야하나? 마침 내 옆에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듯한 남자 아가가 다가와 우두커니 서서 날 바라보더니 씩~ 웃는다. 나도 따라 씩 웃는다. 마음이 좀 편안해졌다. 집에 돌아와서 이미 충분.. 더보기
봉순이 언니 후기 놀란 할아버지는 소년을 나무랐다. "말이 아플 때 찬물을 먹이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줄 몰랐단 말이냐?" 소년은 대답했다. "나는 정말 몰랐어요. 내가 얼마나 그 말을 사랑하고 그 말을 자랑스러워했는지 아시잖아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잠시 침묵한 후 말한다. "얘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아는 것이란다." -봉순이 언니, 공지영, 푸른숲- 상대방이 아파하고 힘들어해도, 사람들은 늘 자기만의 사랑법으로 상대방을 대하곤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의 정도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사람을 어떻게 사랑해야하는지 아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누군가를 미치도록 사랑해본 적은 있지만 그 사람을 제대로 사랑해줬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좋아죽겠고, 그리고 그 마음만 가지고 그 사람을 대한.. 더보기
미스핏츠 몇몇 강추 글이 있길래 기대하고 봤더니, 스토리도 엉성하고 개연성도 없고........ 캐릭터들이 확고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출중미남미녀들이 출연한 것도 아니시고............. 스킨스+히어로즈 라더만........... 스킨스에서 보여지는 청춘의 고뇌도, 히어로즈의 판타지도, 제대로 살리지 못한 그저 그런 작품이다. 그래도 제일 맘에 드는 녀석은 바로 네이뜬............ 생각보다 말이 앞서지만 때론 생각보다 앞서기때문에 가식이 없고 진실이 묻어있다. 그래도 여기 나오는 음악들은 다들 괜춘함....... 부가정보 더보기
허진호의 로맨스 .........그리고 허진호 감독의 5번째 로맨스... 늘 그렇듯 기대되는 군. 그의 영화는 그의 감수성에서 비롯된다. 특별히 아름답게 보이려 억지 연출을 하거나, 아름다운 결말로 마무리 지으려고 무리하지도 않는다. 그의 영화를 보고 있자면, 산사에서 풍경소리 들으며 새벽녘에 바람 한점 불지 않아 곧고 일정하게 떨어지는 눈을 보는 것 같다.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 숲 속으로 조각 조각 비취는 하늘을 보는 것 같다. 겨우내 얼었던 눈이 녹아 내려 한없이 맑은 소리를 내며 흐르는 여울물을 바라보는 것 같다. 그의 영화 속 한장면들 처럼 말이다. 는 영화관에서 4번을 봤다. 비디오로 컴퓨터로 본 횟수까지 합치면 10번도 넘을 것 같다. 아마 다시 한번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사랑하.. 더보기
도쿄매그니튜드8.0 극장판 종종 느끼는 거지만 일본애니메이션은 일본 실사영화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고, 섬세하고, 감동적이다. 일본영화를 볼 때 느끼는 배우들의 어색하고 과장된 연기보다 애니메이션에서 인물들의 연기가 더 자연스럽고 리얼하다. 빛과 그림자를 유난히 신경쓰는 기법도 영화를 보는 순간순간 감탄하게 만들고, 전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수 없을 것 같은 장르도 충분히 소화가 가능하다. 어제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실사판을 보다가 도중에 꺼버렸다. 정말 밑도 끝도 없는 스토리에, 공감가지 않는 대사와 연기.... 애니메이션의 감동이 조금이라도 남아있길 기대했었는데 거의 쓰레기에 가까웠다. 오늘 본 애니메이션은 도쿄매그니튜드 8.0 극장판. 원래 연재물이었던 것 같은데 극장판으로 나와서 그런지 러닝타임이 조금 긴 감은 있었지만 그.. 더보기
수준과 만족 살다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삶의 수준이 많이 향상되었다. 덜덜거리는 중고차이긴 하지만 오너드라이버가 되었고 두평에 천장이 머리에 닿는 자취집에 살다가 지금은 임대아파트이긴 하지만 어찌되었든 아파트에 살고 있다. 예전엔 몇 십원이라도 더 싼 라면을 사기위해 그 좋아하던 오징어 짬뽕을 사지 못하고 분말스프와 건더기스프가 따로 있지 않고 하나의 스프봉지만 들어있던 안성탕면을 사먹었다. 그것두 여자친구와 먹을 때나 계란이 들어가곤 했었다. 하지만 이젠 라면은 신라면이 되었든, 무파마가 되었든 라면은 그저 싸구려 불량 음식 밖에 되지 못한다. 일일이 다 나열하진 못하겠지만 여튼 내 삶의 수준(그것의 물질적 풍요로움이라고 볼 때)은 경이로운 상승 그래프를 그리며 올라갔다. 하지만 그 향상된 삶의 수준이 과연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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