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집에 왜 왔니 리뷰

달콤살벌한 연인, 미쓰홍당무에 이어 또하나의 강력한 캐릭터 영화가 나왔다고 했다. 달콤살벌한 연인은 몰라도 미쓰홍당무는 작년에 나왔던 한국영화중에 가장 수작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그와 견주어진 이 영화가 구미를 당겼다. 강혜정은 사실 그다지 나와 코드가 맞지 않는 연기를 한다. 연기파 배우들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는 그녀의 연기는 늘 어딘가 모르게 어색했다. 그녀의 연기를 보다보면 은근슬쩍 나도모르게 손발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오그라드는 것을 느끼곤 했다. 그나마 가장 훌륭한 연기는 연애의 목적이었던 듯... 이 영화에서의 캐릭터는 허브에서의 백치미와 웰컴투동막골에서의 미친X 연기가 적절히 짬뽕되어 완성되었다. 하지만 영화에서의 강혜정을 가만 보고 있으면 바보도 아니고 진짜 미친X도 아니다. 지극히 정상처럼 보이는 여자가 미친X인 척한다고 밖에는... 그래서 다소 몰입이 안된다. .연기는 잘하지만 그야말로 정상인 사람이 연기를 잘하고 있는 느낌이다. 영화에 몰입되려면 연기를 잘하고 있다는 느낌보다 그냥 미친X이구나 진짜 미친X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야하는데 말이지. 미쓰홍당무에서 공효진은 정말 과대피해망상 찌질녀의 모습을 완벽히 구현한다. 전대미문의 완벽한 캐릭터 영화를 완성한 거다. 하지만 이 영화는 캐릭터 영화와 멜로 사이에서 다소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수작이 될 뻔하다가 되지 못한 이유는, 바로 그것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욕심때문이었던 것 같다. 강혜정의 캐릭터 영화임에도 오히려 박희순의 연기가 독야청청한다.
아참 그리고 승리의 캐스팅은 승리가 아니라 완벽한 패배다. 아 ㅅㅂ 연기의 어색함은 둘째치고 이 영화와 어울리지 않는 뭔가 물위에 떠있는 기름같은 그런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