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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m

그랜 토리노, 노장은 죽지 않는다.그리고 사라지지도 않는다.

나이 스물에, 저렇게는 살지 말자던, 그런 서른이 되었다. 
현실과의 타협, 이상에의 배신을 증오했던 스무살의 나는 어느덧 그저그런 서른살 아저씨가 되어버렸다. 
모든 사람들은 나이들어간다. 
살면서 얻은 자신만의 경험과 지식만이 유일한 진리가 되어 누구와도 쉽게 융화되지 않는 외로운 아집쟁이가 되어간다. 
누구나 그렇다. 
고집과 아집만이 늘어가고, 구태를 벗어버리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그렇게........ 새로운 세대와는 멀어져가게되고 고립되어간다.



이 영화는 그런 얘기다. 
한국전 참전 용사였던 노인 월트. (클린트 이스트우드 분)
그는 이제는 베트남 등 소수민족들이 자리를 잡은 동네에서 아직 이사를 하지 않은 채 
자신의 삶의 터전을 지켜온 꼬장꼬장하고 완고한 백인 노인네다. 
그는 소수민족들 사이에서, 미국인임을 강조하는 듯 특별한 날이 아닌데도 늘 성조기를 집에 꽂고 산다. 
미국에서 살아가며 미국인들의 영역을 침범해오는 소수민족들이 못마땅한 것이다.
자식들과 손주들은 없느니만 못하다. 
그에게 세상은 인종과 세대에 대한 편견들로 온통 얼굴 찌뿌릴 일들 뿐이다. 
그에게 유일한 위안이 있다면 1973년식 자동차 그랜토리노이다. 
오랜 연식에도 아직 삐까뻔쩍 빛나고 잘굴러가는 그랜 토리노를 자신과 동일화 시키며 대리만족을 느끼는지도 모른다.




인종과 세대에 대한 편견들로 가득했던 그는, 옆집에 사는 베트남 소년 소녀와 우연히 친해지며 많은 것들을 변화시켜나가게 된다. 그들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구원투수로 나서게 되고, 그러면서 자신이 아직 폐물이 아님을 뿌듯해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결국 그토록 혐오했던 그들을 위해 자신의 목숨마저 내놓게 된다. 그의 고결한 희생을 통해 베트남 친구들을 구했을 뿐만 아니라, 그는 그의 영혼까지 구원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영화는 보기에 따라 불편할 수도 있다. 불쌍하고 힘없는 소수민족을 위한 고결한 백인 영웅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의 평화를 위해 활약하는 뉴욕 한복판에 사는 많은 히어로들과는 다르게 접근해야한다. 그는 그저 인종과 세대의 갈등에 화해의 손을 내민 용기있는 백인 늙은이일 뿐이다.



나이 80에도 이렇게 섹시한 사람이 있을까?




2009.12.28 15:28 (업로드 2009.12.2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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