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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Book 51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소설은 정말 재밌다. 말 그대로 재밌다. 책에서 손을 떼기 힘들다. 교차로에서 빨간 등이 들어온 짧은 틈을 타 스트링휠에 책을 올려놓고 읽기도하고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볼 때도 책을 놓지 못한다. 버스 맨 뒷자리 오른쪽 구석에 앉아 차창을 열고 읽으면 더 좋다. 가끔 내 목적지에 다다라서 읽던 책을 덮어야하는게 싫어질 정도로 말이다. 그는 분명 사람의 내면을 우회적이면서도, 반면 깊게 파고드는 화법을 가지고 있다. 그의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다소 비일반적이다. 그리고 비일반적인 대화를 한다. 그들의 비일반적이고 비일상적이고 비정상적인 대화가 좋다. 왠지 모르게 그런 비정상적인 대화들이 지적으로 느껴져서 좋다. 그는 데레크 하트필드라는 작가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사실 난 ..

리뷰/Book 2017.07.11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하얀 침대시트에서는 누구나 잘할 수 있다-

심리학과 관련된 책은 늘 흥미롭다. 내가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따박따박 정리해서 책으로 엮어놓으니, 챕터 하나하나 곰곰히 곱씹어보게 되고, 그래서 독서 진도는 늘 더디다. 보바리의 남자, 오셀로의 여자가 그러했던 것 처럼... 그래서 한번에 다 읽지 않고, 다른 책을 읽는 도중에 한 챕터씩 한 챕터씩 읽어나가려고 한다. 빨리 읽어버리면 그 수많은 공감대들이 순식간에 물밀처럼 밀려 왔다가 또 그렇게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 같아서다. 하얀 침대시트에서는 누구나 잘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죽을 때까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죽는 사람이 태반이다. 막연하게 좋은 것은 정말 좋은 것이 아니다. 좋은 것은 항상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하얀 시트 위에서는 누구나 잘..

리뷰/Book 2017.07.04

어둠의 저편

책을 한권 뗀다는 게 이토록 어려운 일이 되었던가? 만날 술만 먹고, 책을 멀리하다니.... 내 삶은 점점 현상에만 집중되고, 본질에서 멀어지고 있는 건 아닌가? 젠장... "밤의 거미 원숭이, 태옆 감는 새,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해변의 카프카, 상실의 시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3의 핀볼, 중국행 슬로보트, 빵집 재습격,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렉싱턴의 유령" 그리고 어둠의 저편까지... 어쨌든 무라카미하루키의 소설을 읽다보면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물론, 뜬 구름 잡는 얘기이고 정답도 없는 이야기를 풀고 또 풀어서 독자가 지긋지긋해할 때까지 되풀이하는 경향이 있다. 묘사의 정점을 보여주는 그의 소설... 이 소설도 마찬가지이다. 각 시간대별로 인물들의 행동을 묘사하는데..

리뷰/Book 2017.07.02

뤽스 극장의 연인

진도가 하도 안나가서, 잠깐 한권털기용으로 학급문고에 꽂혀있던을 읽었다. 어떤 책을 시작했다가 진도가 나가지 못하고 지지부진해지면 그 책도 끝내지 못하고 다른 책도 읽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그 지지부진한 상황을 모면해보고자 페이지가 적은 책을 읽어주기도 한다. 그럼 한두시간에 한권털기에 성공하고 다시 책을 읽을 힘이 나기 때문이다. 청소년 도서임에도 유치하지 않고, 쉽게 읽히고 프랑스 소설이라 그런지 영화나 음악이 대화의 주를 이루는 예술적인 면도 드러나고, 나름 반전이라면 반전도 있다. 물론 어느정도 센스가 있는 사람이라면 예상할 수도 있는 반전이지만. 아 이제 다시를 재개해야겠다. 뤽스 극장의 연인 국내도서 저자 : 자닌테송 / 조현실역 출판 : 비룡소 2003.01.20상세보기

리뷰/Book 2017.06.29

상실의 시대- 똑같은 활자와 달라진 나

책을 다 읽고나서 그 느낌을 정리하려는 일은 쉽지 않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수많은 감정들과 감흥들이 무중력상태의 물건들처럼 이리저리 떠나다기만 하고 쉽사리 잡을수도 모을수도 정리할수도 없게되어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서평을 읽거나, 책 뒤에 쓰인 유명 작가들의 작품 해설을 읽다보면 그 작품에 대한 느낌이 한번에 정리 된다. 아~이런 작품이었구나. 작가의 의도는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식으로 깔끔하게 정리가 된다. 하지만 그 순간 그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무중력상태를 떠돌아다니던 수많은 감정들과 감흥들은 갑자기 무중력장치가 해제되어버린 우주선에서처럼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져버리고만다. 그것이 너무 허무해서 읽지 않았다. 책의 두께만큼이나 상당한 분량을 할당한작품 해설을... 휴대전화 광고에서..

리뷰/Book 2017.05.28

공지영 - 도가니

역시 그녀는 소설보단 산문이다. 처음부터 매끄럽지 못한 전개와 불필요한 미사어구, 소설적(?)이어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나온 듯한 문장들로 조금 불편하게 읽혔다. 인물들의 감정을 나타내는 방법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연극에서의 독백을 듣는 듯 어색하고 과장되어있었다. 물론 내용이 어렵지 않고 사건자체가 흥미롭다보니 술술 읽히긴 했다. 학교 교장과 행정실장에 의한 장애학생 성폭 행 사건... 그 사건 속에 얽혀있는 지역사회의 유착과 종교의 맹목성과 정의의 실종이라는 또다른 주제들... 나름 주제는 원대하였으나 작가의 역량은 미치지 못한 것 같았다. 차라리같은 연애소설이 더 공지영과는 어울리는지도 모르겠다. 거기에 보수꼴통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이고 적대적으로 쓴 문장들을 보면서 프로답지 못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리뷰/Book 2017.05.19

펠리컨 브리프

92년 초판의 너덜너덜한 펠리컨 브리프 읽기.... 요즘 학교 옮겼다는 핑계로 독서를 게을리했다. 아이들에겐 늘 독서를 강조하면서.... 교사가 모범을 보여야겠단 생각에 틈 날 때마다 책을 읽고 있다.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다. 관심이 없을 뿐.... 박경철씨가 했던 말이던가? 여튼 100% 공감이 가는 말. 아무리 감각적인 유희를 찾아 헤매도, 독서만한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유희는 없다는 걸 머릿 속에선 인지하면서도 늘 실천에 옮기질 못한다. 그 유명한 존 그리샴의 소설은 처음읽어보는 것 같다. 서사에 초점을 맞춘 글보다는 서정에 초점을 맞춘 소설을 좋아하다보니 이제껏 읽어온 책들은 온통 일본 소설이나 우리나라 여류작가의 책들 뿐이었다. 여튼 내 스타일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법정소설임에도(물론 법정..

리뷰/Book 2017.05.12

냉정과 열정 사이

따뜻하고 섬세하고 외로운 여성적인 문체가 맘에 든다. 이제 츠지 히토나리 작품을 사야겠다. 냉정과 열정사이 세트 국내도서 저자 : 에쿠니 가오리(Kaori EKUNI),츠지 히토나리(Hitonari Tsuji) / 김난주,양억관역 출판 : 소담 2002.12.04상세보기 돌아갈 장소. 사람은 대체 언제, 어떤 식으로 그런 장소를 발견하는 것일까. 잠 못드는 밤, 나는 사람을 그리워함과 애정을 혼동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매사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냉정과 열정사이/에쿠니 가오리/김난주/소담출판사

리뷰/Book 2017.05.10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고 따뜻한 침대에서 편안한 잠을 잘 수도 있고, 현장에서는 그런 것을 행복이라고 해"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 中- 과학실험을 했다. 3개의 수조에 각각 따뜻한 물, 미지근한 물, 차가운 물을 담는다. 양 손을 각각 따뜻한 물과 찬 물에 잠시 담근 후, 동시에 미지근한 물에 넣는다.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 국내도서 저자 : 모리 에토(Eto Mori) / 김난주역 출판 : 시공사(단행본) 2007.01.29상세보기 따뜻한 물에 담그었던 손은 미지근한 물에 들어가자 차갑게 느껴지고, 차가운 물에 담그었던 손은 따뜻하게 느껴졌다.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다. 어떤이에겐 따뜻한 물을 우리는 늘 차다고 느끼면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리뷰/Book 2017.04.30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공지영 산문집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공지영/오픈하우스 그녀의 화법을 좋아하진 않지만, 분명 공지영이라는 사람은 소설보다는 산문에 강점이 있는 듯 하다. 인생의 풍파를 많이 겪은 탓인지도 모르겠다. 3번의 이혼, 성이 다른 3남매, 그리고 작가로서 받아야했을 도덕적 비난들... 그래서인지 그녀의 산문에 나타나는 삶의 고민들은 좀 더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국내도서 저자 : 공지영 출판 : 오픈하우스 2008.03.21상세보기 삶은 등산과 같고 친구는 그 등산길의 동료와 같다고 말이야. 등산로 입구에서 그렇게 많았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들 가버렸는지 올라갈수록 인적은 드물어지고 그리고 외로워진다는 것을 말이야. 설사 누군가를 만나 함께 걸을 수는 있지만..

리뷰/Book 2017.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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