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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

불륜과 남미 불륜을 바라보는 관점이 진부하거나 끈적하거나 비도덕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또 마냥 아름답지도 않다. 지극히 객관적이고 건조하게...... 그저 사랑의 또 다른 형태로, 하지만 '열정', '안타까움', '진부', '비도덕' 등은 배제된 채로...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 속에 그려지는 남미의 모습은 나에겐 동경의 대상이다. 풍요롭게 살지는 못해도 그들의 삶의 만족도는 늘 높아 보인다. 그들에겐 열정과 낭만이 있기 때문이다. 경쟁과 부가 인생의 목표인 우리들과는 삶의 태도부터가 다른 것이다. 그래서 그들에겐 넉넉하진 못해도 늘 행복의 후광이 뒤따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신지는 최고의 여행 친구였다.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게 하는 데는 천재적이었다. 그는 내 사소한 동요나 불쾌함을 보고도 적절히 못 본 척 해주었.. 더보기
연을 쫓는 아이 참 질리게 하는 책이다. 시종일관 우울하고 비참하며 절망적이다. 소설을 처음 시작하면서부터 이 소설은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도 않을 것이며, 그 어떤 희망도 주지 않을 것이란 복선과 암시로 가득하다. 예고된 비극적 결말과 과정들을 한 줄 한 줄 읽어내려가야한다는 것은, 그것도 600여 페이지나 되는 두터운 책을 완독해야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채 몇 장 읽어보기도 전에,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 소설을 다 읽기는 힘겹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건 마치 첫장인 집합 부분만 너덜너덜하고 뒷 부분은 빳빳한 수학의 정석과 같은 책이 되어 내 책장에 꽂혀 있게 될 거란 예감같은 거였다. 사실 이 책을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성장소설 쯤으로 오해하고 읽기 시작했던 사람들이 많다. 거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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