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7/08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 김난주의 감성 암수가 구별되는 생물들은 늘 목마름을, 굶주림을 경험해야한다. -옮긴이의 말- 작가를 보고 작품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외국 작품같은 경우엔 작가의 비중만큼, 때론 그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기도 하는 것이 바로 번역가의 이름이다. 『김난주』 가끔 번역은 또다른 창작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한다. 만약 그렇다면 김난주씨는 훌륭한 창작능력을 가지고 있는 거다. 어떤 사람이 번역을 하든지 그 작품의 기본적인 스토리는 같을 것이다. 하지만 그 작품에서 느껴지는 감성은 누가 번역하느냐에 따라 확연하게 다를 수 있다. 우리가 느끼는 무라카미 하루키나 에쿠니 가오리 소설에서 풍겨지는 냄새와 촉감과 이미지와 감성들은 김난주씨가 만들어 놓은 것일 가능성이 크다. 굳이 창작이 아니더라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감성과 김난주씨의 감성이.. 더보기
연금술사 무라카미 하루키가 인간 내면의 깊은 곳에서 대상을 철저하게 분석하듯이 바라본다면, 파울로 코엘료는 멀리서 인간을 내려다보며 관조하듯 대상을 바라본다. 물론 그저 1인칭과 3인칭이라는 시점차이에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내가 볼 때 그것은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 때문에, 시점은 차후에 소설을 쓰고자 할 때 자연스럽게 그렇게 설정될 수 밖에 없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 되도록 도와준다네" 내가 진정 간절히 원하는 것이 무엇이던가? 아니,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기나 한 것일까? 간절히 원하는 대상조차 없으니 막연하게 바라고 있는 행복한 삶이라는 건 있을 수 없을테지. 내가 무엇인가 간절히 원할 때, 우주는 내 소망을 실현시켜줄것.. 더보기
엄마를 부탁해 - 슬픔은 내러티브에서가 아니라 스키마에서 비롯된다 - 슬픈 영화는, 영화 마지막에 관객들을 울리기 위해 영화의 대부분의 시간을 그 마지막 슬픔을 위한 장치로 사용한다. 책도 마찬가지이다. 처음부터 슬픈 책은 없다. 여느 때처럼 혼자서 순대국밥집에 갔다. 주문을 하고 스포츠신문을 대충 훑어보고선 가방 속에 있는 책을 꺼낸다. 왼손에 책을 들고 팔꿈치를 식탁에 대고 오른손으론 기계적으로 국밥을 떠 입 속에 넣는다. 나름 행복한 순간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동시에 할 수 있으니깐... 이제 막 읽기 시작한 '엄마를 부탁해' 처음 읽자마자 약간의 낯섦이 느껴진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1인칭 시점도 아니고,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도 아니고, 3인칭 관찰자 시점도 아닌.... "너는............"으로 서술되는.... 그러니깐 이건 독자에게 말을 건네는.. 더보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