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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연을 쫓는 아이

참 질리게 하는 책이다.
시종일관 우울하고 비참하며 절망적이다.
소설을 처음 시작하면서부터 이 소설은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도 않을 것이며,
그 어떤 희망도 주지 않을 것이란 복선과 암시로 가득하다.
예고된 비극적 결말과 과정들을 한 줄 한 줄 읽어내려가야한다는 것은,
그것도 600여 페이지나 되는 두터운 책을 완독해야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채 몇 장 읽어보기도 전에,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 소설을 다 읽기는 힘겹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건 마치 첫장인 집합 부분만 너덜너덜하고 뒷 부분은 빳빳한 수학의 정석과 같은 책이 되어
내 책장에 꽂혀 있게 될 거란 예감같은 거였다.
사실 이 책을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성장소설 쯤으로 오해하고 읽기 시작했던 사람들이 많다.
거의 대부분 그렇게 시작했다가 몇 장 읽지 못하고 포기해버린다.
소설이 어려워서도 아니고, 재미가 없어서도 아니다.
그냥 질리도록 우울해서이다.
물론 마지막에 희망을 남겨두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희망이란 것 마저,
때린 데 또 때리고, 찌른 데 또 찔러놓고 마지막 산소호흡기 하나 달아주는 정도이다.
어쩌면 사람들을 절망의 수렁에서 한 순간도 놔주지 않으려 했던 것이 작가의 의도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후 사람들이 느끼는 비극과 참상이 바로
작가 자신의 고국 아프카니스탄의, 그것이라고 말하려는 것인지도....

할레드 호세이니/이미선 옮김/열림원
"그런 말을 하면 속이 상하다. 그렇지만 거짓말로 위안을 얻느니 차차리 진실에 의해 상처를 입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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