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믿지 않는 여자가 있다.
그리고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는 남자가 있다.
이 둘에 관한 500일간의 기록...
500일의 썸머
개인적으로 무지 맘에 안드는 포스터이다.
포스터라는 건 하나의 이미지로 그 영화의 모든 것을 대변해야하는 법인데,
이 포스터는 영화의 그 어떤 것도 설명해주지 못한다.
그냥 영화보러오면 선착순으로 기념티셔츠를 증정할 것 같다는 느낌 밖에는....
헐리웃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를 싫어하는 개인적 취향을 가지고 있지만
이 영화는 매우 훌륭하다.
어렵지 않으면서 철학적이고,
달달하지 않으면서 로맨틱하고,
유난스럽지 않으면서 유머러스하다.
그리고 지극히 현실적이면서 이상적이다.
다른 버전(혹은 미국 버전) 포스터들이 훨씬 더 영화의 느낌을 잘 보여준다.
썸머(주이 데샤넬)
부모님의 이혼을 지켜보면서 사랑과 행복의 지속성에 관해 일종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여자, 썸머.
그녀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
그저 남자를 좀 더 가까운 친구로 만날 뿐 사랑이라는 말을 입밖으로 꺼내거나
두 사람의 사이를 어떤 관계로 규정지으려 하지 않는다.
사랑은 변하는 것이고,
결국 어떻게든 규정지어진 남녀관계는 상처를 떠안고 파탄이 나게 된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표면적으로는 쿨하고 캐쥬얼한 관계를 지향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세월이 수반하는 사랑의 변화에 상처받고 싶지 않아하는 방어기제에 불과하다.
그런 썸머와 복사실에서 키스를 하고, 샤워실에서 정사를 나누는 남자, 톰.
톰은 썸머를 운명적인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썸머는 늘 가벼운 관계만을 강조하고 더이상의 발전적인 관계를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헤어짐이 두려운 톰은 그런 썸머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랑에 대한 지향점이 다른 둘 사이엔 불가피한 갈등이 생기고,
결국 썸머는 톰에서 이별을 고하게 된다.
톰(조셉 고든-레빗)
다음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테니, 생략하도록 하고...
톰이 사랑했던 썸머의 모습들-그녀의 무릎과, 하트모양 점과, 말하기 전 입술을 적시는 것과, 웃는 모습...
각본도 매우 훌륭하지만,
영화를 표현해내는 기법이나 표현되어진 각각의 미장센들이 매우 훌륭했다.
각각의 시퀀스는 매우 조직적이고 쫀쫀하게(영화 중 괄약근을 표현하는 대사) 만들어졌다.
500일 동안의 시간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임의적으로 보여주되,
그 순서는 매우 임의적이지만 연출자의 의도된 순서인지라 훨씬 흥미롭다.
그래서 둘의 관계가 변해가는 것을 지루하게 순차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예전과 나중 모습을 쉴 새 없이 비교해가며 볼 수 있다.
이 영화의 또 하나의 백미는 바로 쉼 없이 흘러나오는 음악들이다.
각각의 분위기에 맞는 수십곡의 팝송은 뮤직비디오의 향연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가 재미있었던 것은,
결국 내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을 썸머가 고민하고 있다는 공감대 때문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결론: 강추 로맨틱 코미디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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