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로켓배송이 책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예스24, 교보문고의 위기
쿠팡이 로켓배송을 앞세워 책 배송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면서, 국내 도서 유통 시장의 지형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최근 쿠팡은 ‘책 한잔’, ‘커피한권’, ‘매일 책;크’ 등 도서 관련 신규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하며 책 사업 확장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미 올해 초부터는 베스트셀러를 로켓배송으로 익일 또는 당일에 받아볼 수 있는 ‘오늘의 베스트셀러’ 페이지도 운영 중이다. 쿠팡은 도서 부문에서 직매입을 확대하고, 빠른 배송과 무료배송 정책을 통해 기존 온라인 서점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
쿠팡 로켓배송의 강점은 명확하다. 당일 또는 익일 배송, 일정 금액 이상 무료배송, 그리고 쿠팡이 직접 재고를 보유해 상품 신뢰도가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쿠팡 앱에서 ‘책’ 키워드로 검색 가능한 상품 수는 1,500만 종이 넘고, 이 중 750만 종 이상이 로켓배송 대상이다. 베스트셀러의 경우,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10위 중 9권이 쿠팡 로켓배송으로 바로 받을 수 있을 정도다. 쿠팡은 일부 베스트셀러는 직접 매입해 판매하고, 나머지는 예스24, 교보문고 등과의 연계를 통해 배송한다. 이런 공격적인 전략으로 쿠팡은 이미 온라인 도서 시장 점유율 3위에 오르며 선두권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이커머스의 파상 공세와 기존 서점의 위기
쿠팡뿐 아니라 SSG닷컴, G마켓, 옥션 등도 도서 배송 경쟁에 뛰어들었다. SSG닷컴은 교보문고와 제휴해 50만 종의 도서를 당일 또는 새벽배송으로 제공하고 있다. G마켓과 옥션은 스마일배송을 통해 오후 6시 이전 주문 시 무료 익일 배송을 지원한다. 이런 변화는 도서정가제로 인해 가격 경쟁이 제한된 상황에서, 배송 속도가 곧 서비스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런 환경 변화는 기존 온라인 서점, 특히 예스24와 교보문고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예스24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팬데믹이 끝나자마자 영업이익이 46% 급감했다. 매출도 정체 상태다. 내부적으로는 판매 관리비, 마케팅비 상승 등 비용 부담이 커졌고, 외부적으로는 쿠팡 등 이커머스의 빠른 배송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 아침배송, 당일배송 등 배송 혁신을 도입했지만, 차별화가 쉽지 않다.
교보문고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2022년과 2023년 연속으로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9,000억 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손실은 360억 원에 달했다. 원가 상승, 희망퇴직금 등 일회성 비용, 그리고 디지털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 부담이 겹쳤다. 교보문고는 오프라인 대형 매장 운영에 따른 고정비 부담, 온라인 경쟁 심화, 전자책·오디오북·영상 등 새로운 미디어 소비 증가로 인한 종이책 수요 감소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교보문고의 온라인 사업은 여전히 적자 상태이며, 오프라인 매장도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다.
도서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미래
쿠팡의 로켓배송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서, 도서 시장은 오프라인·전문 온라인 서점 중심에서 이커머스 중심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쿠팡은 신간 업데이트 속도, 직매입 확대, 폭탄세일 등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혔다. 반면, 교보문고와 예스24는 기존의 유통망, 도매사업, 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 특히 교보문고는 도매사업까지 확장했지만, 재고 부담과 수익성 악화라는 부작용만 키웠다.
출판계에서는 쿠팡의 시장 확대가 단기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이득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대형 출판사 중심, 베스트셀러 위주로 시장이 왜곡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한다. 중소 출판사의 설 자리가 줄고, 독자들도 다양한 책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시각에서, 쿠팡의 로켓배송은 책을 사고 싶은 순간 바로 다음 날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편리하다. 예전에는 베스트셀러가 아니면 배송이 느리거나 품절이 잦았는데, 이제는 쿠팡에서 거의 모든 책을 빠르게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책을 단순히 ‘배송 속도’로만 소비하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서점만의 감성이나 추천, 큐레이션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은 아쉽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느끼던 문화적 공간의 가치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아래 표는 쿠팡, 예스24, 교보문고의 주요 특징을 비교한 것이다.
구분 | 쿠팡 | 예스24 | 교보문고 |
배송속도 | 당일/익일, 새벽배송 가능 | 아침/당일배송 일부 도입 | 당일/새벽배송 일부 도입 |
무료배송 | 일정 금액 이상 무료 | 일정 금액 이상 무료 | 일정 금액 이상 무료 |
상품수 | 1,500만 종(로켓배송 750만) | 약 1,000만 종 | 약 1,000만 종 |
시장점유율 | 3위(급상승) | 1위(정체) | 2위(하락) |
영업실적 | 고성장, 수익 미공개 | 영업이익 급감 | 2년 연속 대규모 적자 |
강점 | 배송 인프라, 신속성 | 도서 전문성, 큐레이션 | 오프라인 공간, 브랜드 |
약점 | 베스트셀러 위주, 다양성↓ | 배송 경쟁력 약화 | 고정비 부담, 적자 심화 |
결론적으로, 쿠팡의 로켓배송과 무료배송 정책은 책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예스24, 교보문고 등 전통 서점들은 배송 혁신, 신사업 시도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이커머스의 파괴적 혁신 앞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도서 시장의 승자는 ‘빠른 배송’과 ‘다양성’, 그리고 ‘문화적 가치’ 중 무엇을 더 잘 결합하는가에 달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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