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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 리뷰

"흔히들 똑똑한 척 하는 사람들은 지루한 영화일수록 좋은 영화라고 말한다." 숏버스의 대사 중 하나다. 완전공감했던 대사이기도 하지만 사실 난 약간 지루한 영화를 좋아한다. 화려한 화면이 쉴새없이 휙휙 지나가버린다거나, 긴장감이 넘쳐흐르는, 흥미진진한 영화들은 내가 생각할 틈도 없거니와 그럴 필요도 없기때문이다. 그래서 약간은 지루한 영화를 좋아한다. 지루함 속에서 내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술영화라고 하거나, 영화제 수상작들은 볼 기회가 있으면 웬만하면 챙겨본다. "슬럼독 밀리어네어"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이 영화는 지루하거나 생각할 틈이 있는 영화는 아니었다. 잘 만든 영화임에도 흥미진진하고 긴장감도 있는 영화였다. 그래서 실망했다. 내가 기대했던 것은 흥미진진하고 긴장감있는 그런 영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사랑영화다. 빈민가 출신의 한 남자가 퀴즈쇼에서 백만장자가 되는 과정을 그의 과거와 그 속의 사랑을 조명하면서 그려진다. 하지만 가슴 절절한 사랑이 느껴지지 않는다. 내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분명 수작이지만 내 마음은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제가 확실치 않다. 인도 빈민가의 참상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 대니보일 감독의 의도였다면 그 의도는 실패했다. 판자집이라든지 가난한 사람들의 누더기 옷, 그리고 판자로 만든 재래식 화장실 등 겉보기 등급은 분명 인도 빈민가의 모습을 닮았겠지만, 그들이 누리고 있는 삶 속의 참담함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두 형제가 어머니를 잃게되는 모습도 나오지만 이 영화는 어머니를 잃은 두 형제의 외로움보다는 형과 동생의 서로 다른 가치관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인생의 갈림길을 보여주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남녀의 절절한 사랑과 어쩔 수 없는 헤어짐, 그리고 감동적인 해후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 대니보일 감독의 의도였다면 그 의도 역시 실패했다. 자말이 라티카를 그토록 찾아 헤맨 것은 사랑이라기 보다 의리에 가까웠으면 그녀를 두고 기차에 올라탔던 죄씻음 의식에 가까웠다. 마지막 문제를 맞추던 장면, 차가 막혀 자말을 만나러 가다가 TV를 지켜보던 라티카, 그리고 전화찬스, 정답을 모른다던 라티카, 그리고 정답을 운명에 맡기는 자말........... 정말 드라마틱하지만.......드라마틱해서 더더욱 감동적이지 않았다.
재밌었다. 잘 만들었고 훌륭한 작품이다. 다만 내 기대와 다른 방향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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