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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m

나는 고양이 스토커

영화제 기간이라 길거리 공연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영화제 측에서 고용한 사람들도 있지만,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가난한 예술가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메가박스 앞에서 미니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한 청년.
CD 한장에 3000원...
그 앞에 놓인 기타 케이스엔 꽤 많은 지폐들이 쌓여있다.
아마 오늘 판매된 시디가 이 청년이 판 음반판매량 중에 10%는 되리라하는 생각을 하며
봄바람처럼 살랑거리는 그 청년의 노래를 듣는다.
봄바람은 비를 예고하는 습기를 머금고, 덥지도 차갑지도 않게 불어온다.
봄바람이 이토록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인지 예전에 미처 몰랐다.

 

 

"나는 고양이 스토커"라는 영화를 봤다.
말그대로 고양이 스토커에 관한 이야기다.
물론 물론 단순히 고양이와 그 스토커에 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고양이라는 매개를 통해 실연의 아픔, 인간관계의 회복, 사랑의 발견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려했다.
일본영화 특유의 섬세함과 잔잔함 속에 가벼운 위트도 빼놓지 않은 걸 보니 감독이 깨나 센스있어 보인다.
감독과의 대화에서 보면 대부분의 감독들이 영화연출력과는 반비례하는 언변을 보여주곤하는데
이 감독은 달변의 재능까지 갖추고 있다.
말이 좀 길다는 것 빼곤...

낭만이라곤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의 그 '처분식' 헌책방 말고
이런 헌책방을 운영하고 싶다.
사람들이 단순히 싼 책을 사기 위해 헌책방을 찾는 것이 아니라
예전의 추억을 찾고, 희귀본을 찾고, 사람들의 손 때가 묻은 책이 그리워서 찾는 헌책방.
그런 헌책방을 운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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