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소설은 정말 재밌다.
말 그대로 재밌다.
책에서 손을 떼기 힘들다.
교차로에서 빨간 등이 들어온 짧은 틈을 타 스트링휠에 책을 올려놓고 읽기도하고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볼 때도 책을 놓지 못한다.
버스 맨 뒷자리 오른쪽 구석에 앉아 차창을 열고 읽으면 더 좋다.
가끔 내 목적지에 다다라서 읽던 책을 덮어야하는게 싫어질 정도로 말이다.
그는 분명 사람의 내면을 우회적이면서도, 반면 깊게 파고드는 화법을 가지고 있다.
그의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은 다소 비일반적이다.
그리고 비일반적인 대화를 한다.
그들의 비일반적이고 비일상적이고 비정상적인 대화가 좋다.
왠지 모르게 그런 비정상적인 대화들이 지적으로 느껴져서 좋다.
그는 데레크 하트필드라는 작가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사실 난 데레크 하트필드라는 작가를 잘 알지도 못할뿐더러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 작가를 소개한 글을 읽고,
절대 그의 소설따위는 읽지 않으리란 다짐마저 했다.
그의 데뷔작인 이 소설을 읽고서 난
그가 언급한 데레크 하트필드라는 작가보다(사실 읽어본 적이 없어서 확신할 순 없지만)
호밀밭의 파수꾼의 작가인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을 거란
근거없는 확신을 했다.
굳이 근거라면 과장된 수식어가 가져다주는 위트와 유쾌함 정도일 것이다.
호밀밭의 파수꾼에서는 정말 말도 안되는 과장이 끊임없이 이어지는데
그런 과장들이 그 작품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이 작품에서도 그런 과장들이 수시로 나타난다.
25미터 풀을 채울 정도의 맥주라든지, bar의 바닥을 5cm 덮을 정도의 땅콩 껍질이라든지,
계란 반숙이 저절로 될 정도의 더위 따위의 과장들 말이다.
|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2- 큰 가슴과 상호주관성(inter-subjectivity) (0) | 2017.07.15 |
---|---|
빵가게 재습격 (0) | 2017.07.14 |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하얀 침대시트에서는 누구나 잘할 수 있다- (0) | 2017.07.04 |
어둠의 저편 (0) | 2017.07.02 |
뤽스 극장의 연인 (0) | 2017.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