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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m

굿모닝 베트남 리뷰 - 검열 없는 시선으로 바라본 아픔의 역사

(스포일러 포함)

 

 

"군인 아저씨, 베트콩 많이 잡아주세요!"

어린 시절, 나는 베트콩이 뭔지도 모르면서 그것에 대한 적개심을 불태웠고, 라디에서는 혁혁한 우리의 전과가 발표되었다. 베트콩은 매일 수십 명, 수백 명식 죽어갔고, 용맹한 한국군은 몇 명의 부상 정도였으며 어쩌다 전사자가 한두 명 나는 정도였다.

 

-호찌민과 시클로 13쪽-

 

 

 

 

베트남 전쟁이 벌어진 시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검열의 시선을 거쳐 베트남 전쟁이 홍보되었었다. 전쟁이나 정치나 모두 명분 싸움이다. 명분이 부족하면 정당성이 떨어지고, 정당성이 떨어지면 국민적 지지가 철회되기 때문이다. 검열이 그렇게 무서운 것이다. 우리는 제대로된 베트남 전쟁을 모르고 살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몇 권의 책을 읽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우리가 잡아달라고 했던 베트콩은 사실 나라를 지키기위한 독립운동가였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국가 내에서도 사상적 차이가 있었으니 그들의 전투가 전적으로 옳으니 그리니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그들의 나라에 개입한 미국과 우리나라에 대한 반성은 분명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해하고 있는 베트남 전쟁의 전말은 이러하다. 중국, 프랑스, 일본 등 강대국에 의해 오랜 세월 지배를 받아온 베트남은 통일과 독립의 열망이 있었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사상적으로 분리되어 북쪽은 사회주의, 남쪽은 자본주의 국가가 되었지만 호치민을 수장으로 한 북베트남은 나라를 통일시키고자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사회주의 표방하고 있었지만 호치민은 민족주의자에 가까웠다. 사회주의는 통일을 위한 수단이었을 뿐이었다.

베트남의 완전한 통일을 위한 북베트남의 전략에 남베트남 일부 세력이 동조하였다. 그것이 우리가 베트콩이라고 부르는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이다. 즉 베트남전쟁은 베트콩과 북베트남 vs 남베트남과 그를 지원한 미국과의 전쟁이었다. '통킹만 사건'을 빌미로 미국은 베트남전쟁(초기의 내전의 형태였음)에 개입하였으나, 추후 이 사건은 미국의 자작극이었음이 밝혀졌다. 결국 명분을 만들어 개입하려했으나 명분이 없는 개입이었다. 여기까지가 내가 이해하고 있는 베트남 전쟁이다. 오해나 무지가 반영되어있겠지만 큰 틀에서는 그러할 것이다.

 

 

 

1965년 사이공

 

 

 

 

베트남 전쟁이 1950년부터 1975년까지 벌어졌으니 미군 개입의 초창기라고 볼 수 있는 시기이다.

 

 

 

 

 

 

에드리안 크로나워는 그리스에서 근무하다가 베트남으로 발령받게 된다. 그의 등장씬은 그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군인 복장이 아닌, 근본을 알 수 없는 복장으로 비행기에서 내린다. 그리스 위장복라는데 자유로운 그의 성격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무거운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영화는 유쾌하다. 첫장면부터 코미디적인 요소들이 난무한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베트남 여성에게 빠지게 되는 크로나워. 똑같은 복장을 하고 있는 베트남 여성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곳곳에서 나타나는 같은 여인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다 다른 여성들인데 말이다.

 

 

 

 

 

크로나워는 군방송국에서 근무하게 된다. 하지만 이미 군방송국은 미국의 빌미 없는 전쟁개입을 철저하게 검열하고 있으며, 그의 상관들은 크로나워의 자유분방한 성격을 못마땅해한다.

 

 

 

 

 

이 들의 갈등은 상징적인 것이다. 진실과 검열(통제)의 대립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크로나워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유로운 방송을 한다.

 

 

 

영화의 제목이자, 가장 유명한 장면이다.

 

 

 

 

고리타분하기만 했던 군방송만 들었던 미군들은 크로나워의 방송을 좋아하게 되었으며, 열렬히 지지하게 된다.

 

 

 

 

 

 

 

중간 중간 나오는 베트남의 이국적인 풍경들은 이 영화가 주는 또다른 즐거움이다.

 

 

 

 

 

코미디로 분류된 영화이니 만큼, 유머가 시종일관 멈추질 않는다. 어느 부분은 이해가 되고, 어느 부분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미국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고, 그 시대의 인물(유명인사에 대한 성대모사가 유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그것이 조금 아쉽다. 코미디를 다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은 이 영화의 백미를 놓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아마도 우리나라 영화였다면 이승만, 박정희에 대한 성대모사와 풍자였을 것이다.

 

 

 

 

 

 

 

 

 

 

 

 

어쨌든 그의 자유분방한 방송스타일과 미국에 대한 풍자는 상관들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고 갈등의 골은 깊어지게 된다.

 

 

 

 

 

 

 

 

 

 

 

 

또 다시 베트남 여성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 크로나워. 지나가는 모습만 봐도 사랑에 빠지는 그를 순수하다고 해야할지 경솔하다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영화 초반에 여자를 대하는 그의 태도에는 진정성에 의심이 들지만 영화를 계속 보다보면 그 의구심은 사라지게 된다.

 

 

 

 

 

사랑에 빠진 여인에게 작업하기 위해 그녀가 듣고 있는 영어 수업에 교사로 들어가게된다. 그 과정에서도 코미디적 요소가 난무한다.

 

 

 

 

 

 

하지만 그의 작업에 제지를 가하는 이가 생겼으니 바로 그녀의 오빠이다. 이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그는 크로나워에게 적대감을 보이기도 하지만 인간적인 정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그들의 유대감은 점점 깊어져간다.

 

 

 

 

 

 

 

 

 

 

술집에서의 난동으로 물의를 일으키게 된 크로나워에게 상관들의 불만은 더더욱 커져간다.

 

 

 

 

 

 

 

 

그녀와의 사이가 가까워지는 장면들은 가슴이 따뜻해지기도 하고, 웃음을 자아내게 하기도 한다.

 

 

 

베트남에서는 남자가 여자를 만날 때, 여자의 온가족이 대동되어야한다고 한다. (물론 그 당시의 문화였겠지만)

 

 

 

 

 

 

크로나워의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술집에 있던 크로나워를 밖으로 유인하는 소년

 

 

 

그가 크로나워를 밖으로 유인하자마자 술집을 폭발하게 된다. 국제시장에서의 장면을 연상케하는 폭발씬이 나온다. 어쩌면 국제시장이 이 영화에서 소스를 얻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사건을 방송하고 싶었던 크로나워. 하지만 검열은 계속된다. 크로나워는 검열을 비웃기라도 하듯 술집 폭발 사건을 방송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크로나워는 방송을 그만 두게 되고, 상관이 그 일을 대신하게 된다. 지독한 유머와 함께 말이다. 당연히 미군들의 항의가 쏟아지게 된다.

 

 

 

 

 

 

 

 

 

 

 

 

 

 

다시 방송에 복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지만 그는 이미 회의를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우연한 계기로 그의 열정이 다시 살아나게 된다. 전장으로 향하는 미군들을 도로에서 만나게 되고 거기서 그는 사명감을 다시 찾았다.

 

 

 

 

 

 

 

 

 

 

 

 

그리고 

 

루이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가 흘러나오고 전쟁의 참상이 교차되어 보여진다. 아이러닉한 장면이자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다. 미국이 꿈꾸는 원더풀 월드가 과연 이런 것인가?

 

 

 

 

 

 

 

 

 

 

 

 

 

 

 

 

 

 

 

 

 

 

 

 

 

 

 

이 장면이 이 영화가 이야기하려는 주제가 아닐까 해서 삽입해본다. 가장 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영화를 재밌게 보고 싶은 사람은 이후 포스트는 안보는 것이 좋겠다.

 

 

 

 

 

 

 

 

그들은 미군과 싸운 것이 나라, 그들의 나라를 마음대로 침범하고 유린하는 자들과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크로나워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베트남 사람들과의 약속(야구를 하기로 한)을 지키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은 화해의 메시지이자 화합의 메시지이다. 동시에 사과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것이 진정 왓 어 원더풀 월드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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