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그녀는 소설보단 산문이다.
처음부터 매끄럽지 못한 전개와 불필요한 미사어구, 소설적(?)이어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나온 듯한 문장들로 조금
불편하게 읽혔다. 인물들의 감정을 나타내는 방법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연극에서의 독백을 듣는 듯 어색하고
과장되어있었다.
물론 내용이 어렵지 않고 사건자체가 흥미롭다보니 술술 읽히긴 했다. 학교 교장과 행정실장에 의한 장애학생 성폭
행 사건... 그 사건 속에 얽혀있는 지역사회의 유착과 종교의 맹목성과 정의의 실종이라는 또다른 주제들...
나름 주제는 원대하였으나 작가의 역량은 미치지 못한 것 같았다. 차라리<사랑 후에 오는 것들>같은 연애소설이
더 공지영과는 어울리는지도 모르겠다.
거기에 보수꼴통에 대해 지나치게 노골적이고 적대적으로 쓴 문장들을 보면서 프로답지 못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것은 작가가 드러내고 써야할 것이 아니라, 작품 속에 녹여내서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하는데 말이다.
그렇게 그렇게 다 읽고 나서 '아쉽다'라는 생각보단, '다 읽었다(임무완수 정도)'의 기분으로 책장을 덮으려던 차에
작가 후기를 읽어보고 두둥....
실화를 바탕으로 쓴 책이라니 ㅡㅡ;;;
이 자연스럽지 못한 전개와 각종 부조리, 기독교의 맹목성들이 사실에 근거한 거라니....
잠시 잊고 지냈었군. 세상사가 작가의 상상력으로 쓴 소설보다 더 더럽고 추악하단 사실을......
사진 찾아보려고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올해 이 작품이 영화화 된다는군.
음~
기대~~~~~~안되네.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가 되기에도, 가슴아픈 신파가 되기에도, 사회 부조리를 처단하는 통쾌한 시사영화가 되기에도 부족할 뿐더러 뭔가 보고 나면 마음이 불편해지고 기분이 찝찝해지는 그런 영화가 될 소지가....
뭐 감독의 역량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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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시
2011.05.02 11:46 (업로드 2011.05.0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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