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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희랍어 시간', 소통의 불가능성과 가능성을 탐구하다

 
희랍어 시간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수상 작가 한강의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 말을 잃어가는 한 여자의 침묵과 눈을 잃어가는 한 남자의 빛이 만나는 순간을 그리고 있다. 열일곱 살 겨울, 여자는 어떤 원인이나 전조 없이 말을 잃는다. 말을 잃고 살던 그녀의 입을 다시 움직이게 한 건 낯선 외국어였던 한 개의 불어 단어였다. 시간이 흘러, 이혼을 하고 아이의 양육권을 빼앗기고 다시 말을 잃어버린 여자는 죽은 언어가 된 희랍어를 선택한다. 그곳에서 만난 희랍어 강사
저자
한강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11.11.10


한강의 문학 세계, 언어와 소통의 본질을 파헤치다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이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이 작품은 언어와 소통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한강 문학의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희랍어 시간'은 말을 잃은 여자와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소통 방식과 그 한계를 탐구한다.

 

 

 

 

소통의 불가능성, 언어의 한계를 드러내다
'희랍어 시간'의 주인공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소통의 불가능성을 경험한다.
여자는 갑작스럽게 말을 잃고, 남자는 점차 시력을 잃어간다.
이들의 상황은 인간 소통의 근본적인 한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가 주장한 '언어의 완벽성'과는 대조적으로, 한강은 언어의 불완전함을 드러낸다.
기표와 기의의 불일치, 의미의 모호성 등 언어의 본질적 한계가 작품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희랍어,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열다
주인공들은 이러한 소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희랍어'라는 새로운 언어에 몰두한다.
희랍어는 단순한 외국어가 아닌, 그들에게 정신적 피난처이자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매개체가 된다.
특히 희랍어의 '중간태' 개념은 주목할 만하다.
능동태와 수동태 사이의 이 독특한 문법 형태는 주체와 대상의 경계를 흐리며, 새로운 관계의 가능성을 암시한다.

 

침묵과 어둠, 역설적 소통의 장
소설은 말을 잃은 여자와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가 오히려 침묵과 어둠 속에서 진정한 소통을 이루는 역설을 보여준다.
이는 기존의 언어 중심적 소통 방식에 대한 도전이며, 인간 존재의 '연한 부분'을 통한 소통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한강 작가는 인터뷰에서 이를 "인간의 연한 부분을 통해 소통한다"고 표현했다.
이는 언어를 넘어선 존재론적 차원의 소통을 의미한다.

 

 

 

한강의 문학,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다
'희랍어 시간'은 명확한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는 열린 작품이다.
이는 한강 문학의 특징으로,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사유하고 성찰하게 만든다.
작품은 언어와 소통의 본질, 인간 존재의 의미, 관계의 가능성 등 다양한 철학적 주제를 다루며, 이를 통해 현대 사회의 소통 문제를 깊이 있게 성찰한다.

 

문학의 사회적 역할,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 모색
'희랍어 시간'은 단순한 소설을 넘어 현대 사회의 소통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제공한다.
디지털 시대의 피상적 소통, 언어의 남용과 왜곡 등 현대 사회의 문제를 간접적으로 지적하며,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이는 문학의 사회적 역할을 보여주는 것으로, 예술을 통한 사회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노벨문학상이 주목한 한강의 문학성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을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희랍어 시간'은 이러한 평가를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작품의 몽환적이고 시적인 문체, 복잡한 시간 구조, 다층적 의미 등은 현대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독자의 반응과 작품의 의의
많은 독자들은 '희랍어 시간'을 난해하지만 깊이 있는 작품으로 평가한다.
작품의 복잡한 구조와 심오한 주제는 때로 이해의 어려움을 주지만, 동시에 깊은 사유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한강 작가가 의도한 바로, 작가는 "대답을 요하는 것이 아닌 끊임없이 질문하게 되는 작품을 쓰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결론: '희랍어 시간', 현대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희랍어 시간'은 언어와 소통의 본질적 문제를 탐구하며 현대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
소통의 불가능성과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이 작품은, 우리에게 언어와 존재, 관계의 의미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더욱 주목받게 된 한강의 문학은, 앞으로도 우리에게 끊임없는 질문과 사유의 기회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개인적으로 '희랍어 시간'을 읽으며, 언어의 한계와 가능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적 소통의 이면에 존재하는 복잡한 층위들, 그리고 진정한 소통의 의미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현대 사회의 소통 문제를 개인적 차원에서 성찰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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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이하은. (2023). 소통의 불가능성과 가능성의 형식 -한강의 희랍어 시간을 중심으로. 한국소설학회, 89, 133-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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