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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초등교사 임용 경쟁률 [밥그릇 지키기는 신성하다]



이에 따라 초등교사 임용 경쟁률도 매년 높아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지원자수가 정원에

미쳤지만 교사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지면서 2004학년도 1.20대 1, 2006학년도 1.37대 1에서 지

난해에는 1.9대 1로 급등했다. 올해는 경쟁률이 사상 처음으로 2대 1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

온다.


실제 최근 시·도교육청별로 임용시험 원서접수
를 마감한 결과 대전교육청과 충남교육청의 경우 경

쟁률이 각각 5.32대 1, 5.68대 1로 2005학년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2009년 10월 20자 머니투데이 뉴스다.




그리고 아래 표는 임용고시 경쟁률이다. 마감이 안된 곳도 있는 듯 하다.




출처- 징징징 임고카페.





[교대졸업=임용]이라는 공식은 깨진 지 오래다.  




이런 뉴스엔 늘 이런 식의 댓글이 달린다. [교대 놈들만 편하게 취업할라고 하냐?], [지금 경쟁률도 약

하다.], [자기네들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다.], [초등교사 임용의 문을 더 넓혀야한다.] 


즉, 이제는 교대생들도 많이 뽑고 다른 전공에서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뭐 어찌 되었든 초등교사

임용의 문을 넓혀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의 댓글들이다. 하지만 교대생들

의 초등교사 임용에는 다른 대학의 취업과는 다소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먼저 교대는 [특수목적대]라는 것이다. 법적으로 특수목적대를 분류하라면 교대가 거기에 포함되는지

는 모르겠지만 각종 사관학교, 경찰대, 한예종과 같이 특정한 직업군의 일원을 육성하기위해 단 하나의

목적으로 세워진 대학이라는 측면에서 특수목적대라 할 수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 그렇게 여겨져 왔다.

그리고 그런 특성 때문에 교대생들은 4년 내내 초등교육과 관련된 커리큘럼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이

다. 즉 다른 직종이나 다른 스펙에 한눈 팔지 않고 초등교육 관련 교육과정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은 이

런 특수목적대 특유의 임용 안정성 때문이다.  이것이 논란이 되는 것은 예전엔 거의 관심없는 업종이었

던 초등교사가, IMF의 여파로 인기 급상승 되면서 [교대생들만 초등교사 되라는 법이 있냐]라는 원성

의 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내가 우려하는 점은, 공고했던 한 체계를 무너뜨리면 다른 체계에도 적용되기 쉽다는 것이다. 일례로,

공무원들의 급여를 동결했다는 뉴스가 나오면 [잘됐다, 하는 일도 없는데 더 깎아야한다.]라고 반응하

는 사람들이 많지만 공무원들의 급여를 동결하면 다른 회사나 기업의 급여 삭감 및 동결의 전초석이 된

다는 것을 사람들은 간과하고 있다. 오히려 공무원들의 급여를 올리면 다른 사기업에 다니는 회사원들

도 급여를 올려달라는 타당한 근거로 이용할 수 있다. 서로 서로 상생해야하지 나에겐 직접적인 피해가

없음에도, 누군가가 잘되는 것을 보면서 배 아파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임용이나 취업에 있어서 무한 경쟁체제를 도입시키면 결국 이득을 보는 사람은 고용인이지, 절대 피고

용인이 아니다. 이제 취업을 하려는 모든 젊은이들은 어디에 취업할지도 모르는 체, 이 영역 저 영역을

다 넘보며 토익, 토플, 각종 자격증, 교직이수, 편입 등에 목을 매야한다. 자신의 전공에 올인할 수 없는

것이다. 교대의 임용이 보장되지 않으면, 이제 교대생들도 다른 취업문에 들어가기 위해 초등교육이 아

닌 다른 취업 기회에 눈을 돌려야하는 때가 올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것이 초등교육의 전문성 함양에 도

움이 될런지 모르겠다.

 



정부 입장에서는 일자리창출을 위한 좋은 방안 없이, 여기 저기 문만 활짝 열어두워 적어도 [기회만큼

은 많구나] 하는 생각들을 하게 만들어 일종의 희망고문을 시키는 것이다. 손 안대고 코풀겠다는 얘기

다.

 


하지만 법적으로 특수목적대인지 뭔지는 모르겠고, 오로지 교대에 입학하면 초등교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교대에 입학한 중생들 중 절반은 적게는 2.7:1에서 많게는 10:1에 이르는 경쟁률이 생기

는 바람에 이제 교대를 졸업하고도 교단에 서지 못하고 교대 도서관을 채우며 공부를 하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적어도 교대생들은 교대를 졸업하고나서 다른 직업을 생각할 수도 없고, 만약 그렇다고 하더라

도 다른 취업문을 두드리기 위해서는 그 취업에 맞는 스펙을 갖추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할지

도 모르기 때문이다.




올해 3천명의 교원을 뽑으니 곧 교대를 나온 평균 경쟁률을 4:1로 봤을 때, 만명 정도의 실업자가 양산

되었다는 반증도 된다. 이제 점점 교대를 졸업한 실업자들이 적체될 것이다. 많이들 알고 있는 얘기지

만, 사범대는 모든 종합대에 문을 다 열어두었기 때문에 이제는 말도 안되는 경쟁률 속에서 임용을 다투

고 있다. 이게 정상적인 임용체계인가? 

  



두번째 [교사의 질]의 문제다. 어느 시점부터 교대 입학 점수가 높아졌는지는 모두가 알고 있다. IMF시

절 취업이 어려워지고 그래서 취업률 100%의 교대에 수능 고득점자들이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수능 고득점자들이 교사의 질을 보장해준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교사]라는 직업이 지식을 전달하

는 직업이라고 볼 때(인성의 측면은 차치하고), 고득점자들이 교대에 입학하는 것은 분명 교사의 질을

확보하는 기본적인 조건이 될 수가 있다. 하지만 어느새 교대의 경쟁률이 평균 4:1정도가 되면서 교대=

초등교사임용이라는 공식이 깨지게되었고 고득점자들은 점점 발길을 돌리고 있다. 물론 [초등학생 가

르치는데 뭔 고득점자가 필요하냐? 그냥 덧셈 뺄셈만 할 줄 알면 되지.] 라고 말한다면 더이상 논의가

불가능하다. 교대에 들어가서 배우는 것은 덧셈 뺄셈이 아니라, 교육학이며 교육방법이고 교육철학, 교

육과정이다.

 


세번째 우리나라의 모든 체제에, 심지어 교육에도 경쟁의 원리, 경제의 원리를 도입하려는 정부의 간사

한 짓거리에 우리 미혹한 중생들은 장단을 맞추며 헐뜯고 싸우고 아주 잘 놀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근본

적인 해결책을 원해야 한다. 그저 취업문의 기준만 크로스오버 해놓고, 니네들끼리 잘 한번 싸워봐라하

고 할 것이 아니라, 경제를 부양시키고 일자리 창출을 통해 취업의 기회 자체를 넓혀줘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문제들(굳이 초등교사 임용이 아니더라도)이 부각될 때마다 사람들은 [밥그

릇 싸움]이라며 비난하는데, [밥그릇]이라는 것은 매우 신성한 것이다.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는 것처럼

중요한 일이 있을까? 모든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려 노력해야한다. 그 밥그릇을 정부가

여기 던져놨다가 저기 던져놨다가 하게 놔두면 안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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