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 한옥마을의 '오버투어리즘' 현상과 대응책: 관광과 주거의 균형을 찾아서

북촌 한옥마을, 관광 명소에서 '오버투어리즘'의 상징으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북촌 한옥마을이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의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관광지로 각광받던 이곳이 이제는 과도한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북촌 한옥마을의 인구는 6,108명에 불과한 반면, 방문 관광객은 무려 644만 명에 달했다. 이는 주민 대비 1,000배가 넘는 수치로, 관광객의 급증이 지역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버투어리즘'의 실태와 주민들의 고통
북촌 한옥마을의 오버투어리즘 현상은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소음, 쓰레기, 불법 주정차 등이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힌다. 특히 관광객들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문제가 심각하다.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집 앞에서 사진을 찍거나 문을 두드리는 등의 행위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의 일상생활이 크게 위협받고 있으며, 결국 많은 주민들이 북촌을 떠나는 상황에 이르렀다. 최근 5년간 북촌 한옥마을의 인구는 27.6%나 감소했으며, 이는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주거 환경 악화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종로구의 대응: 특별관리지역 지정과 관광객 통행 제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로구는 2024년 7월 1일부터 북촌 한옥마을을 관광진흥법상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는 전국 최초의 사례로, 관광객의 방문 시간과 통행을 제한하는 조치다. 특별관리지역은 주민 불편 정도에 따라 레드존, 오렌지존, 옐로존 등 3개 구역으로 나뉘며, 가장 심각한 레드존의 경우 관광객의 통행 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제한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예정이다.

주민과 상인들의 상반된 반응
이러한 조치에 대해 주민들은 대체로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다. 한 주민은 "이제 평화롭고 조용한 삶을 되찾을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반면, 상인들은 영업에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상인은 "오전 11시, 12시까지 장사가 안 되고, 오후 4시면 장사가 끝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경제 활성화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해외 사례와 비교: 베네치아, 암스테르담의 대응
북촌 한옥마을의 오버투어리즘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도시 입장료를 부과하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호텔 신축을 금지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과도한 관광객 유입을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해외 사례들은 북촌 한옥마을의 문제 해결에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의 제언: 지속 가능한 관광을 위한 노력
전문가들은 북촌 한옥마을의 오버투어리즘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양대학교 정란수 교수는 "무조건 관광객을 막는 것이 아니라, 주민과 관광객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속 가능한 관광을 위해서는 관광객 수 제한, 관광세 도입, 주변 지역으로의 관광객 분산 등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자의 소감: 관광과 주거의 조화를 위한 고민
북촌 한옥마을의 오버투어리즘 문제는 관광 산업 발전과 주민의 삶의 질 보장이라는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발생한다. 이는 단순히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닌, 관광 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앞으로 북촌 한옥마을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얻게 될 교훈은 무엇일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관광과 주거의 조화로운 공존, 그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미래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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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논문: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현상과 정책 대응방안 연구 : 북촌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