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가 만들어내는 애니메이션을 극사실화로,
미야자키 하야오가 만들어내는 애니메이션을 환상화로 치자면
호소다 마모루의 작품은 공상화 쯤으로 얘기할 수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즉 초현실적인 내용의 애니를 그린다면
호소다 마모루는 현재 현실에선 볼 수 없지만, 그래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내용의 애니를 그린다.
썸머워즈도 대단한 창의적 상상력이 동원되었고, 보는 내내 그 상상력에 감탄하게 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완전 비현실적인 얘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든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얘기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도 그랬듯
썸머워즈를 보다보면,
그 현란한 상상력의 세계 속에서도 '인간성'을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인다.
가족애, 사춘기의 설레는 연애 감정, 오해와 화해, 심지어 인류애까지...
그 많은 인물들을 등장하는데도, 한 명 한 명의 감성과 성격을 매우 짧은 시간에 디테일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대사 한마디, 표정 하나 하나에서도 표현 가능하다.
가끔 한국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아쉬움이다.
예를 들면 얼마전에 10억을 봤는데, 캐릭터 하나하나의 표현이 정말 중요한 작품이었는데
그 좋은 배우들을 가지고(박해일, 이민기, 박휘순, 이천희, 신민아)도 캐릭터를 살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정말 그 누구하나 제대로 자신의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차라리 잠깐 등장하는 살해범의 캐릭터만이 제대로 남아있었다.
이것은 감독과 시나리오의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은 실사영화보다 더 극명한 캐릭터의 표현력을 가진다.
"멈추게 해줘..............
잡아줘"
겐지가 떨리는 손으로 나츠키의 새끼 손가락만을 겨우 잡는다.
여전히 나츠키의 눈에는 눈물이 떨어진다.
겐지는 자신의 손으로 나츠키의 손등을 덮는다.
나츠키의 눈물은 하염없이 떨어진다.
겐지는 나츠키의 손가락에 깍지를 끼듯 손을 잡는다.
그리고 나츠키는 원 없어 눈물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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