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2, 해외 번역의 묘미와 한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시즌2로 돌아왔다.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시즌1에 이어 시즌2 역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어 원작을 해외 시청자들이 즐기기 위해서는 번역과 더빙이 필수적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오징어게임' 시즌2의 해외 번역과 더빙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한국 특유의 표현, 해외에서는 어떻게?
'오징어게임'에는 한국 특유의 표현과 문화가 녹아있다. 이를 해외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했는지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들이 많다.
먼저 '묵은지'라는 표현이 눈에 띈다. 일본어 번역에서는 '숙성 김치'로, 영어 번역에서는 'aged kimchi' 또는 'fermented kimchi'로 표현했다. 단순히 'kimchi'라고 하지 않고 한국 음식문화의 특징을 살려 번역한 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전세사기'라는 한국 특유의 부동산 관련 용어도 재미있게 번역되었다. 영어에서는 'rental scam'이라는 보다 포괄적인 표현을 사용했고, 일본어에서는 '사기'라는 단어를 그대로 활용해 번역했다. 이는 각 나라의 문화와 언어적 특성을 고려한 번역이라고 볼 수 있다.
속담과 관용구의 번역
한국어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 속담과 관용구의 번역도 눈여겨볼 만하다.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라는 속담의 경우, 일본어에서는 의미를 단순화해서 표현했고 영어에서는 더 일상적인 표현으로 바꾸어 번역했다. 이는 직역보다는 의역을 통해 의미 전달에 중점을 둔 번역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속담의 경우, 일본어는 현재 상황을 좀 더 풀어서 설명했고, 영어는 비유를 사용하면서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번역했다. 이러한 방식은 각 언어권의 시청자들이 보다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랩과 욕설, 그 미묘한 뉘앙스
'오징어게임' 시즌2에서 주목받은 장면 중 하나는 바로 랩 장면이다.
한국어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빠른 랩을 어떻게 번역했을지 궁금했는데, 결과는 꽤 흥미로웠다.
일본어 번역은 싱크가 맞지 않고 의미 전달도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영어 번역은 'power'와 'flower'를 활용한 라임으로 오히려 한국어 버전보다 나은 느낌을 주었다는 평가다.
이는 랩의 본고장인 미국의 언어적 특성을 잘 활용한 번역이라고 볼 수 있다.
욕설의 번역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오징어게임'의 시그니처 대사인 "좆됐다"의 경우, 영어에서는 그대로 'f*cked'로 번역했지만 한국어 특유의 뉘앙스를 완벽히 살리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일본어의 경우 욕설이 거의 없는 언어 특성 때문에 매우 순화된 표현으로 대체했다.
한국 전통 게임의 번역
'오징어게임'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한국의 전통 놀이를 활용한 게임들이다.
이러한 게임들의 이름을 어떻게 번역했는지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일부 게임은 한국어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지만, '비석치기'의 경우 '날아가는 돌멩이'로 번역해 보다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팽이치기'는 'spinning top'이라는 유사한 게임으로 대체했다. 이는 각 문화권의 시청자들이 게임의 성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번역 전략으로 보인다.
시즌2에서 새롭게 등장한 '짝짓기 게임'은 영어로 'matching game'으로 번역되었다. 이는 게임의 성격을 잘 표현하면서도 간단명료한 번역이라고 할 수 있다.
번역의 한계와 가능성
'오징어게임' 시즌2의 해외 번역을 살펴보면, 언어와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려는 노력과 동시에 그 한계도 볼 수 있다. 특히 한국 특유의 은유와 문화적 맥락을 완벽히 전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오징어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는 번역의 한계를 뛰어넘는 보편적인 주제와 흡입력 있는 스토리텔링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시즌2의 번역에서는 시즌1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세련되고 현지화된 번역을 시도한 흔적이 보인다. 이는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화가 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 소감
개인적으로 '오징어게임' 시즌2의 해외 번역을 살펴보면서, 한국 문화의 세계화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도전과제들을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한국어의 미묘한 뉘앙스나 문화적 맥락을 다른 언어로 옮기는 작업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새삼 깨달았다.
동시에 이러한 번역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것을 보면, 결국 좋은 이야기와 보편적인 주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한국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더욱 빛을 발하기를, 그리고 그 과정에서 번역과 현지화 기술도 함께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
방송 정보
프로그램명: 오징어게임 시즌2
방송사: 넷플릭스
방영일: 2024년 12월 26일 (전 세계 동시 공개)
에피소드: 총 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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