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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

전주교동 한옥마을 15년전 사진 더보기
반짝반짝 빛나는 리뷰 동사무소로 택배가 왔다. 초등학교이름이 찍혀있는 익숙한 갈색 대봉투... 에쿠니 가오리의과 흰색과 검은 카카오 색이 적절히 마블링을 이룬 여러가지 모양의 벨기에 길리안 초콜릿이 대봉투의 모든 공간을 적당히 채우고 있었다. 마치 그 두 물건을 보내기 위한 맞춤형 택배봉투인 양. 물론 그 택배봉투의 빈공간을 없애기 위해 책 옆에 적당한 크기의 초콜릿을 끼워넣은 셈일테지만... 책을 선물로 받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책을 샀을 때와 마찬가지로 재산이 늘어가는 기분이다. 책을 택배로 선물 받는 기분은, 게다가 내가 읽고 싶었던 책을 택배로 선물 받는 기분은 그 이상의 뭔가 더 특별한 것이 있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이 늘 그렇듯도 여성적이면서도 가볍지 않은 문체를 보여준다. 계장님의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여러.. 더보기
비긴어게인 리뷰 조조영화로 혼자 영화를 보러 갔더니 영화관엔 나 혼자였다. (아, 원스 때 이야기이다.) 혼자 영화관을 차지하는 일은 영화관엔 좀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늘 흥분되는 일이다. 영화관을 전세 낸 기분이 들기도 하고, 나만을 위해 영화가 상영되는 듯한 느낌도 든다. 물론 조금 소름끼치기도 한다. 어두운 영화관에 나홀로 있는 기분이란....... 혼자 영화 본 경험은 꽤 있다. 전주 피카디리 영화관이 예술영화전용관으로 바뀌고 나서 봤던라든지그리고 대중적이지 않은 영화의 조조상영, 아니면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의 초기상영작들...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바로이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설 수가 없었다. 그리고 몇 년동안 ost는 내 즐겨찾기 목록에서 빠진 적이 없었다. 비긴 어게인. 원스의 속편이라.. 더보기
어린왕자 리뷰 교과서에도 나오고 수없이 많은 단체에서 추천하는 고전이지만, 사실 지금껏 책을 완전하게 읽어본 적이 없었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쭉쭉 읽혀가는 쉬운 책이지만 모든 대화글이 다 철학이며 깨달음이다. 삶, 사랑, 존재의 이유, 집착, 소유, 죽음, 관계 등....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고민하는 가장 본질적인 철학들이 매우 쉽고 아름다우며 순수하고 진지하게 그려져있다. "네가 네 장미꽃을 위해서 허비한 시간 때문에 장미꽃이 그렇게까지 소중하게 된 거란다. " "내 꽃을 위해서 허비한 시간 때문에......"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어린 왕자는 되풀이 했다. "사람들은 이런 진리를 잊어버렸어. 하지만 너는 잊어버리면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서는 영원히 네가 책임을 지게 되는 거야. 너.. 더보기
영화 페임 리뷰 줄거리는 간단하다. 꿈과 명예를 쫓아 예술학교에 들어온 학생들의 사랑과 열정에 대한 영화다. 그 안에서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고 어떤 이는 성공하고, 어떤 이는 실패하고... 뭐 그저 그런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뮤지컬처럼 시종일관 음악이 울려퍼지지도 않는다. 아쉽다면, 드라마에도 치중하지 못하고, 음악에 치중하지도 못한 어정쩡한 뮤지컬 영화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포스터만 보고 이 처자가 주인공인 줄 알았다는...그냥 우월한 몸매와 얼굴의 소유자라서 간판에 걸린 듯...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음악에 맞춰, 몸이 들썩이는 건 어쩔 수 없다. 학생들을 중심으로 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음악도 젊고 신난다. 특히, 입학식날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기 자신의 재능을 하나씩 표현하.. 더보기
태엽 감는 새- 집 없는 달팽이의 운동장 돌기 아 답답해. 답답해 미치겠다. 가끔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런 식으로 사람을 답답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 마치 조그만 상자에 몸을 구겨 넣고 몇시간 동안 꼼짝 못하고 있는 기분이다. 그는 실제의 삶 속에서, 추상적이고 막연한 철학적인 이야기들을 꺼내려 한다. 그 과정에서 알 수 없는 관계가 나오고, 알 수 없는 이야기들과 알 수 없는 대화들이 오간다. 그 알 수 없는 이야기들과 알 수 없는 대화들은 집 없는 달팽이처럼 속도감없이 이어진다. 그것도 같은 곳을 계속해서 빙빙 도는 듯한 느낌 때문에 더 답답해진다. 집 없는 달팽이가 마라톤을 하는 모습을 봤더라면 조금 덜 답답했겠지만, 그 놈의, 집 없는 달팽이는 200M 운동장을 마라톤의 거리만큼 한 없이 빙빙 돌고 있는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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