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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여행

인도에서 러시아까지, 17,000루피로 떠난 초저가 시베리아 횡단기

 

출발, 인도 델리에서 시작된 모험

여행의 시작은 언제나 설렘과 약간의 긴장감이 공존한다. 이번 여정의 출발지는 인도 델리였다. 새벽 1시에 출발 예정이던 비행기는 지연되어 결국 2시가 넘어서야 이륙했다. 항공사는 에어 아스타나(Air Astana)였다. 목적지는 러시아지만, 직항이 아닌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Astana)를 경유하는 여정이었다. 델리에서 아스타나까지는 약 5~6시간이 소요된다. 이 구간은 생각보다 짧아, 기내식 한 번 먹고 영화 한 편 보면 어느새 도착해 있다.

아스타나에 도착하니 또 한 번의 기다림이 시작된다. 원래 8시간이던 환승 대기시간이 14시간으로 늘어났다. 공항에서의 긴 대기는 여행의 묘미 중 하나다. 무료 와이파이, 공항 내 카페, 그리고 이국적인 분위기 속에서 보내는 시간은 지루함보다는 묘한 여유를 준다. 아스타나 공항은 현대적이면서도 카자흐스탄 특유의 이국적인 느낌이 살아 있다.

아스타나, 잠깐의 스톱오버에서 만난 미래도시

아스타나는 중앙아시아의 미래도시라 불릴 만큼 독특한 건축물과 넓은 대로가 인상적이다. 환승 시간이 길다면 시내로 나가 잠시 둘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대표적인 명소로는 97m 높이의 전망대가 있는 바이테렉 타워(Bayterek Tower), 세계 최대의 텐트형 쇼핑몰 칸 샤티르(Khan Shatyr), 그리고 구시가지의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있다. 입장료는 바이테렉 타워 기준 2,000텡게(약 7,000원) 정도다. 시내 이동은 공항에서 택시로 30분 내외, 요금은 2,000~3,000텡게 선이다. 단, 환승 비자나 무비자 정책 여부는 반드시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초저가 항공권의 비밀, 목적지는 옴스크

이번 여행의 핵심은 바로 17,000루피(약 28만 원)라는 초저가 항공권이다. 대부분의 여행자가 모스크바를 목적지로 삼지만, 나는 인기 도시보다는 저렴한 항공권이 있는 곳을 우선으로 삼았다. 스카이스캐너, 카약, 모몬도 등 메타서치 사이트에서 ‘목적지 없음’으로 검색하면, 전 세계 어디로든 저렴한 항공권을 찾을 수 있다. 날짜도 고정하지 않고 유동적으로 검색하면, 운 좋게 이런 특가를 만날 수 있다. 실제로 모스크바행보다 옴스크(OMSK)행이 훨씬 저렴했다. 인기 도시는 언제나 비싸다. 하지만 러시아에만 들어가면, 그 다음은 기차나 국내선으로 어디든 이동할 수 있다. 이게 바로 초저가 여행의 핵심이다.

옴스크, 시베리아의 숨은 진주

옴스크는 시베리아의 대표적인 항구 도시이자, 이르티시 강변에 자리한 러시아 동부의 관문이다. 19세기 말 트랜스시베리아 철도가 개통되면서 유럽과 극동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가 되었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유배 생활을 했던 도시로도 유명하다. 옴스크의 구시가지는 고풍스러운 교회와 아르누보 양식의 건물, 그리고 소련 시대의 흔적이 공존한다.

옴스크 주요 명소

명소명특징위치입장료/운영시간
성모승천대성당 화려한 러시아 정교회 양식, 내부 스테인드글라스 시내 중심 무료, 08:00~19:00
도스토예프스키 박물관 작가의 유배 시절 재현, 문학 팬 필수 구시가지 200루블, 10:00~18:00, 월요일 휴무
플러머 스테파니치 동상 맨홀에서 나오는 배관공 조각, 포토스팟 시내 중심 무료, 상시
옴스크 미술관 러시아 및 유럽 회화, 고대 유물 강변 300루블, 10:00~18:00, 월요일 휴무
오므 강변 산책로 현지인 산책 코스, 야경 명소 강변 무료, 상시
 

옴스크의 명소들은 대부분 도보로 이동 가능하다. 시내 중심에서 강변까지는 20분 내외, 대중교통(트램, 버스)도 잘 되어 있다. 택시 앱(얀덱스 택시)도 저렴하게 이용 가능하다.

옴스크에서 노보시비르스크까지,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낭만

러시아 여행의 백미는 단연 기차 여행이다. 옴스크에서 노보시비르스크까지는 약 650km,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6~7시간이 소요된다. 요금은 1,000루블(약 15,000원) 정도로, 좌석 등급에 따라 다르다. 2등석(쿠페)이나 3등석(플라츠카르트)을 선택하면 현지인들과 어울리며 진짜 러시아의 일상을 경험할 수 있다. 기차 안에서는 차(紅茶)와 간단한 간식, 그리고 창밖으로 펼쳐지는 끝없는 자작나무 숲이 여행의 피로를 잊게 해준다.

노보시비르스크, 시베리아의 대도시

노보시비르스크는 러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자, 시베리아의 경제·문화 중심지다. 오브 강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다리, 세계 최대 규모의 오페라·발레 극장, 그리고 소련 시대의 웅장한 건축물이 인상적이다.

노보시비르스크 주요 명소

명소명특징위치입장료/운영시간
오페라·발레 극장 러시아 최대 공연장, 외관이 웅장 레닌광장 300~2,000루블, 10:00~19:00
노보시비르스크 동물원 700여 종, 가족 여행 추천 시 외곽 600루블, 09:00~21:00
크라스니 프로스펙트 7km 직선대로, 시내 중심 시내 무료, 상시
니콜라이 성당 러시아 중심점 기념, 소박한 아름다움 시내 무료, 08:00~19:00
오브 강변 산책로 현지인 피크닉 명소, 야경 강변 무료, 상시
 

노보시비르스크는 대중교통(지하철, 버스)이 잘 발달되어 있다. 주요 명소는 지하철 1~2정거장 거리로, 도보와 대중교통을 병행하면 하루 만에도 주요 스팟을 둘러볼 수 있다.

여행 꿀팁, 초저가 항공권과 경비 절약 노하우

  • 항공권은 스카이스캐너, 카약, 모몬도 등에서 ‘목적지 없음’으로 검색, 날짜도 유동적으로 설정하면 특가를 잡을 확률이 높다.
  • 주말보다는 평일(특히 화요일, 수요일)에 예약하면 저렴하다.
  • 예약은 최소 1~2달 전에, 미리미리 준비할수록 가격이 내려간다.
  • 여러 번 검색하면 쿠키 때문에 가격이 오를 수 있으니, 크롬 시크릿 모드(Incognito)로 검색하는 것이 좋다.
  • 현지 국내선이나 기차는 러시아 현지 사이트(얀덱스, RZD 등)에서 직접 예약하면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 환승 시간이 길다면, 경유지 시내 투어도 고려해볼 만하다. 단, 비자 정책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현실적인 여행 일정 및 이동 정보

구간이동수단소요시간대략 비용비고
델리 → 아스타나 에어 아스타나 5~6시간 항공권 포함 환승 14시간
아스타나 → 옴스크 에어 아스타나 2시간 항공권 포함 저녁 7시 출발
옴스크 → 노보시비르스크 시베리아 횡단열차 6~7시간 1,000루블 야간열차 추천
 

여행의 감상, 그리고 시베리아의 매력

이 여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인기 도시가 아니어도 러시아의 진짜 매력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옴스크의 한적한 거리, 도스토예프스키의 흔적이 남아 있는 박물관, 그리고 노보시비르스크의 활기찬 대도시 풍경까지. 시베리아의 끝없는 평원과 자작나무 숲, 그리고 현지인들의 소박한 미소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여행은 꼭 유명한 곳만 가야 하는 게 아니다. 때로는 저렴한 항공권이 이끄는 대로, 낯선 도시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는 것이 진짜 여행의 묘미다. 17,000루피로 시작된 이 여정이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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