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나이를 먹어가며 자신만의 틀을 만들어간다.
형이상학적인 틀부터 형이하학적인 틀까지.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틀의 톱니바퀴가 맞아들어가는 사람들끼리 어울리게 된다.
그 틀과 톱니바퀴가 정교해질수록 점점 자신만의 세계와 주변세계가 견고해지고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관용과 용기(차라리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용기에 가까워진다)는
점점 사라지고 만다.
다름을 인정할 수 없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즉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들은 아집과 독단과 고루가 자
기 자신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천천히 낙숫물이 바위를 뚫 듯, 석회동굴의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 석주가 만들
어지 듯 아주 자연스러운 긴 시간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자신이 아집과 편견에 싸여있다는 것도, 다름에 대해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도 잘 알지 못한다.
결국 자신만의 틀과 반경 속에서 경험해 온 것들이 곧 진리가 되어버리고, 그 진리는 자신만이 독
점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 또한 어느 새,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가 사라져가고 있다.
내가 어렸을 적부터 그렇게 증오해왔던 기성세대의 아집과 편견과 고루를 내가 이어받고 있는 중이다.
그것은 석주가 되지 못했을지라도 이미 종유석과 석순은 많이 자라있다.
이제 내 모습을 되돌아봐야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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