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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교동 한옥마을 15년전 사진 더보기
반짝반짝 빛나는 리뷰 동사무소로 택배가 왔다. 초등학교이름이 찍혀있는 익숙한 갈색 대봉투... 에쿠니 가오리의과 흰색과 검은 카카오 색이 적절히 마블링을 이룬 여러가지 모양의 벨기에 길리안 초콜릿이 대봉투의 모든 공간을 적당히 채우고 있었다. 마치 그 두 물건을 보내기 위한 맞춤형 택배봉투인 양. 물론 그 택배봉투의 빈공간을 없애기 위해 책 옆에 적당한 크기의 초콜릿을 끼워넣은 셈일테지만... 책을 선물로 받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책을 샀을 때와 마찬가지로 재산이 늘어가는 기분이다. 책을 택배로 선물 받는 기분은, 게다가 내가 읽고 싶었던 책을 택배로 선물 받는 기분은 그 이상의 뭔가 더 특별한 것이 있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이 늘 그렇듯도 여성적이면서도 가볍지 않은 문체를 보여준다. 계장님의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여러.. 더보기
비긴어게인 리뷰 조조영화로 혼자 영화를 보러 갔더니 영화관엔 나 혼자였다. (아, 원스 때 이야기이다.) 혼자 영화관을 차지하는 일은 영화관엔 좀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늘 흥분되는 일이다. 영화관을 전세 낸 기분이 들기도 하고, 나만을 위해 영화가 상영되는 듯한 느낌도 든다. 물론 조금 소름끼치기도 한다. 어두운 영화관에 나홀로 있는 기분이란....... 혼자 영화 본 경험은 꽤 있다. 전주 피카디리 영화관이 예술영화전용관으로 바뀌고 나서 봤던라든지그리고 대중적이지 않은 영화의 조조상영, 아니면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의 초기상영작들...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바로이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설 수가 없었다. 그리고 몇 년동안 ost는 내 즐겨찾기 목록에서 빠진 적이 없었다. 비긴 어게인. 원스의 속편이라.. 더보기
어린왕자 리뷰 교과서에도 나오고 수없이 많은 단체에서 추천하는 고전이지만, 사실 지금껏 책을 완전하게 읽어본 적이 없었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쭉쭉 읽혀가는 쉬운 책이지만 모든 대화글이 다 철학이며 깨달음이다. 삶, 사랑, 존재의 이유, 집착, 소유, 죽음, 관계 등....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고민하는 가장 본질적인 철학들이 매우 쉽고 아름다우며 순수하고 진지하게 그려져있다. "네가 네 장미꽃을 위해서 허비한 시간 때문에 장미꽃이 그렇게까지 소중하게 된 거란다. " "내 꽃을 위해서 허비한 시간 때문에......"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어린 왕자는 되풀이 했다. "사람들은 이런 진리를 잊어버렸어. 하지만 너는 잊어버리면 안 돼.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서는 영원히 네가 책임을 지게 되는 거야. 너.. 더보기
영화 페임 리뷰 줄거리는 간단하다. 꿈과 명예를 쫓아 예술학교에 들어온 학생들의 사랑과 열정에 대한 영화다. 그 안에서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고 어떤 이는 성공하고, 어떤 이는 실패하고... 뭐 그저 그런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뮤지컬처럼 시종일관 음악이 울려퍼지지도 않는다. 아쉽다면, 드라마에도 치중하지 못하고, 음악에 치중하지도 못한 어정쩡한 뮤지컬 영화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포스터만 보고 이 처자가 주인공인 줄 알았다는...그냥 우월한 몸매와 얼굴의 소유자라서 간판에 걸린 듯...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음악에 맞춰, 몸이 들썩이는 건 어쩔 수 없다. 학생들을 중심으로 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음악도 젊고 신난다. 특히, 입학식날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기 자신의 재능을 하나씩 표현하.. 더보기
태엽 감는 새- 집 없는 달팽이의 운동장 돌기 아 답답해. 답답해 미치겠다. 가끔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런 식으로 사람을 답답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 마치 조그만 상자에 몸을 구겨 넣고 몇시간 동안 꼼짝 못하고 있는 기분이다. 그는 실제의 삶 속에서, 추상적이고 막연한 철학적인 이야기들을 꺼내려 한다. 그 과정에서 알 수 없는 관계가 나오고, 알 수 없는 이야기들과 알 수 없는 대화들이 오간다. 그 알 수 없는 이야기들과 알 수 없는 대화들은 집 없는 달팽이처럼 속도감없이 이어진다. 그것도 같은 곳을 계속해서 빙빙 도는 듯한 느낌 때문에 더 답답해진다. 집 없는 달팽이가 마라톤을 하는 모습을 봤더라면 조금 덜 답답했겠지만, 그 놈의, 집 없는 달팽이는 200M 운동장을 마라톤의 거리만큼 한 없이 빙빙 돌고 있는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 더보기
요시노이발관 "무리하지 않아서 좋은 것 같아요." 같이 영화를 본 동료의 한마디... 그렇다. 이 영화는 무리하지 않아서 좋았다. 무리하지 않게 재밌고, 무리하지 않게 행복하고, 무리하지 않은 전개와 무리하지 않은 결말때문에 이 영화는 더욱더 아름다웠다. 너무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영화였다. 그리구 이 영화를 보니까 뱃찌도 주던 걸...^^ 귀여워... 사실 이런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는 건 정말 행운이다. 독립영화관이 생겨서 가능한 거다. 처음 가본 독립영화관은 생각보다 훨씬 깔끔하고 조용했다. 먼저 음식물(팝콘이나 음료)을 반입할 수 없다는 것이 제일 맘에 들었다. 덕분에 아직 영화관은 정말 깔끔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그리고 진짜 맘에 든 건, 모든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는 절대 불을 켜지 않는다는 것..... 더보기
이터널션샤인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중한 추억이 사라져가는 것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한 조엘의 몸부림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워서 다시 한번 꼭 보고싶었다. 한번 헤어진 사람과는 두번 다시 만나선 안된다는 것이 나의 연애관이라면 연애관이다. 한번 깨진 도자기는 붙여놓아도 다시 깨지거나 새기 마련이다. 결국 같은 문제로 같은 다툼을 하고 같은 이별을 하게 될 거란 생각이다. 같은 사람에게 똑같은 아픔을 주는 건, 몇배의 아픔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로를 위해 다시 예전의 연인을 만나는 것은 분명 고려해봐야할 문제다. 조금만...기다려줘요 그러죠 정말? 난 겨우 내 앞가림하는 이기적인 애예요 완벽하지도 않고 지금 그쪽 모든 게 맘에 들어요 지금이야 그렇죠 근데 곧 거슬려 할 테고 난 자기를 지루해 할 거.. 더보기